[매경닷컴 MK스포츠(美 피닉스) 김재호 특파원]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진 커브가 포수 글러브에 도달했지만, 구심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다. 타자가 볼넷으로 나갔고,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마운드로 걸어오면서 불펜을 손으로 가리켰다. 교체를 알리는 신호였다.
마운드에 서 있는 등번호 44번의 왼손 투수는 고함을 질렀다. 'F'로 시작되는 욕이 메리베일 베이스볼파크에 울려퍼졌다. LA다저스 좌완 선발 리치 힐(36)에게 9일(한국시간)은 안풀리는 날이었다.
힐은 이날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했지만, 1 2/3이닝 1피안타 4볼넷 1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2회 1사 이후 에릭 소가드를 볼넷, 앤드류 수작을 2루타로 내보내며 첫 실점했고, 이어진 2사 3루에서 네이트 오프, 키언 브록스턴을 연속 볼넷으로 내준뒤 강판됐다.
↑ 리치 힐은 9일(한국시간) 시범경기에서 예정된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고 내려왔다. 사진=ⓒAFPBBNews = News1 |
그는 등판을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커맨드가 문제였다. 릴리즈 포인트에 문제가 있었던 거 같다. 초반에는 느낌이 좋았다. 패스트볼은 괜찮았는데 커브가 좋지 않았다. 계속 노력하겠다"며 이날 경기에 대해 말했다.
굴곡이 많은 선수 생활을 보낸 힐은 시범경기 성적도 썩 좋지 못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102 1/3이닝을 던져 3승 6패 평균자책점 5.72의 성적을 기록했다. "선수 생활 내내 시범경기 때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확실하다"며 말을 이은 그는 "계속해서 노력해야 한다. (시범경기라도) 꾸준한 결과를 얻으면서 공이 원하는 곳으로 가는 모습을 보고싶다. 공의 각도도 꾸준히 좋게 하고싶다"며 절망감을 드러냇다.
시범경기에서 부진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컨디셔닝의 문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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