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젊은 감독들이 대표팀 이끌어야”
마지막 경력을 다소 쓸쓸하게 장식한 김인식 WBC 대표팀 감독이 남긴 말이다. 김 감독은 이번 WBC 대회를 끝으로 사실상의 은퇴선언을 했고 앞으로도 현장에 복귀하는 일은 요원해졌다. 한 때 국민감독으로 불리며 수많은 영광의 순간을 기록했던 그는 현장을 떠나며 세대교체 화두를 제시했는데 그 대상이 비단 선수 뿐 아니다. 대표팀 감독의 자리도 젊은 기수가 맡아야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실력 있는 젊은 감독들이 많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야구계 전체에서는 더 구체적인 이야기도 들린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대표팀 전임감독제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번 실패를 거울삼아 국가대표팀의 새 단장과 지속적 토대를 만들어야한다는 주장. 이웃나라이자 야구강국 일본의 행보에서 영향을 받았다. 일본은 지난 2013년 당시 스타선수 출신으로 해설가 활동을 하던 고쿠보 히로키를 대표팀 전임감독으로 선임해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당시만해도 코치경험이 없던 고쿠보의 선임은 파격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는 프리미어12 때 한국에게 우승을 내주며 위기를 겪었지만 한 번 더 신임을 받아 이번 WBC 대회까지 이끌고 있다. 프리미어12와 달리 일단 현재까지는 1,2라운드 전승을 달리며 순항 중이다.
↑ 김인식 감독이 아쉬운 성적으로 2017 WBC를 마감했다. 사실상의 마지막 현장지휘를 끝낸 그는 향후 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의 세대교체를 화두로 제시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이번 대표팀 투수코치를 맡았던 송진우 코치는 “세대교체를 위해서는 대표팀 전임감독제가 필요하다. 전임감독제가 보장돼야 새롭게 선수들을 키우거나 2020년 도쿄올림픽을 대비해 선수를 구성하고 메달 따겠다는 목표도 설 것이다. 당장 내년엔 누가 감독일지 모르고 후년은 누가 될지 모르는데 세대교체를 하란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최원호 SBS스포츠 해설위원 역시 “전임감독제는 반드시 필요하다. 더 나아가 최소한으로 투수파트 및 야수파트 코치가 한 명씩 같이 선임돼야 한다”며 “이들이 상비군을 선별한 뒤 정규시즌 동안 계속 관찰하고 업데이트해야 한다. 그래야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한 선수선발이 가능하다”고 이 같은 의견이 힘을 실었다.
전임감독제가 갖는 장점은 풍부하다. 잘만 활용된다면 꾸준하게 또 안정적인 대표팀 운영이 가능해진다. 매번 대회마다 감독선임에 애를 먹지 않게 될 것이며 앞으로 해마다 있을 국제대회를 보다 면밀히 준비하는 토대가 된다. 당연히 원칙과 방향성 등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이고 이는 성적만 쫓는 것이 아닌 장기적 안목에서의 발전으로 이어진다. 체계를 갖춘 대표팀은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제공할 것이며 대중 관심도도 늘어날 전망이다.
↑ 우리와 달리 몇 년 째 전임감독제를 운영하고 있는 일본. 고쿠보 감독이 이끄는 일본 대표팀은 각종 어려움 속에서도 전임감독제도의 장점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WBC 대회서도 순항 중이다. 사진=MK스포츠 DB |
“전임감독이 일 년 내내 리그만 보러 다니게 될 수 있다”는 익명의 야구관계자 말처럼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는 분석이다. 프로구단 러브콜도 뿌리칠 대표팀 감독에 맞는 금전적인 대우와 지원이 필요한데 이 또한 쉽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화두가 된 젊은 감독일수록 대표팀 전임감독보다는 프로구단 부임에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대다수의 현실적 의견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측 역시 전임감독제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각종 현실적인 과제가 만만찮다고 일단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매번 반복만 되는 전임감독제 도입논란. 그렇지만 이번만큼은 그 필요성에 대한 공감이 늘어나는 추세다. 단순 이번 대회 성적을 떠나 대표팀에 참여하는 자세를 바꿔야하기에 뿌리부터 바꾸자는 의견이 많기 때문.
결국 전임감독제의 장점을 살려야한다. 현재까지 순항 중인 일본이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밖에 없다. 일본은 젊은 감독이면서 카리스마까지 갖춘 스타출신을 감독으로 앉히며 화제성을 얻었고 더불어 프리미어12에서의 사실상 실패에도 다시 기회를 주는 믿음을 내비쳤다. 또 시즌 초와 시즌 말미 평가전 방식의 교류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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