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역대 최고의 프로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40·미국) 측이 한국계 세계챔피언 게나디 골로프킨(35·카자흐스탄)의 진로에 대해 조언했다.
전 국제복싱기구(IBO) 슈퍼페더급(-59kg) 챔피언 제프 메이웨더(53·미국)는 플로이드의 삼촌이다. MK스포츠와의 인스턴트 메신저 인터뷰에서 “앤드리 워드(33·미국)가 세르게이 코발료프(34·러시아)를 이기면서 골로프킨의 슈퍼파이트가 하나 날아갔다”면서 “그렇다고 ‘카넬로’ 사울 알바레스(27·멕시코)와의 경기는 추천하지 않는다. 30대가 꺾인 후 싸우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고 분석했다.
제프는 플로이드 포함 3명의 세계복싱챔피언을 양성했다. 킥복싱 1위 단체 글로리 및 종합격투기 2위 대회사였던 스트라이크포스 챔프도 1명씩 육성한 유명 지도자다.
↑ 게나디 골로프킨은 ‘카넬로’ 사울 알바레스와 대결하겠다는 뜻을 재차 피력했다. WBC가 미들급 정규챔피언 카넬로-잠정 챔프 골로프킨 시절 제작한 홍보 포스터. |
골로프킨은 19일(한국시간) 대니얼 제이컵스(30·미국)와의 미들급(-73kg) 통합타이틀전에서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프로 데뷔 후 3대 메이저 기구 세계복싱평의회(WBC)-세계복싱협회(WBA)-국제복싱연맹(IBF) 미들급 정규챔프 직위를 처음으로 동시 방어했다. 국제복싱기구(IBO) 챔피언도 유지했다.
공식인터뷰 화제는 P4P 1위 카넬로와의 대결 가능성이었다. 골로프킨은 “나는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승리에 굶주려있다. 성사된다면 짐승처럼 싸울 것”이라고 포효했다.
P4P(pound for pound)는 모든 선수가 같은 체중이라는 가정하에 기량의 우열을 따지는 개념이다. 세계 최대 복싱전적기록사이트 ‘복스렉’은 카넬로를 1위, 골로프킨을 4위로 평가한다.
카넬로는 슈퍼웰터급(-70kg) 최강자로 여겨진다. 미들급에서도 WBC 타이틀전 2승을 거뒀으나 잠정 챔프였던 골로프킨과 격돌하지 않고 벨트를 반납했다.
↑ 앤드리 워드가 라이트헤비급 세계통합타이틀전 승리 후 기념촬영에 응하고 있다. 어깨에는 WBO와 IBF, 허리에는 WBA 벨트를 둘렀다. 사진(미국 라스베이거스)=AFPBBNews=News1 |
워드는 슈퍼미들급(-76kg) 27연승을 달리며 골로프킨이 올라가 붙을 상대로 거론됐다. 플로이드 메이웨더 역시 “골로프킨이 워드에게 도전하길 원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그러나 워드의 선택은 라이트헤비급(-79kg) 상향이었다. 세계타이틀전까지 3연승의 조정 기간을 거쳐 해당 체급 29승 1무로 최강자로 여겨진 코발료프를 무너뜨렸다.
제프 메이웨더는 “카넬로는 아직 젊다. 시간을 더 끌어도 된다”면서 “2018년 4월이면 골로프킨은 만 36세가 된다”고 지적했다. 골로프킨의 KO 24연승이 무산된 시점이기에 의미심장하다.
↑ 플로이드 메이웨더가 ‘세기의 복싱대결’에서 매니 파퀴아오를 공격하고 있다. 사진(미국 라스베이거스)=AFPBBNews=News1 |
프로통산 카넬로의 유일한 패배는 플로이드 메이웨더에게 진 것이다. 플로이드는 매니 파퀴아오(39·필리핀)의 세계복싱기구(WBO) 웰터급(-67kg) 세계챔피언 등극 1996일(만 5년5개월19일) 후에야 ‘세기의 대결’에 응했다.
카넬로의 첫 WBC 미들급 타이틀전 승리 후 이제 492일(만 1년4개월5일)이 지났을 뿐이다. 파퀴아오와 대진이 성사되기까지 오랜 협상을 거쳤고 카넬로를 이겨본 메이웨더 측의 예상이기에 더 주목할만하다.
제프 메이웨더는 “골로프킨이 미들급에서 몇 번 더 이기면 기록을 세운다고 들었다. 그러나 그게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다”면서 “지금이라도 슈퍼미들급에 진출하는 것이 낫다”고 권하기도 했다.
골로프킨의 세계타이틀전 19전 19승이자 18연속 챔프 방어는 미들급 역사상 2위. 2
하지만 투기 종목 ‘위대함’을 논할 때는 다 체급 석권이 단일체급 꾸준함보다 중요하다. 복스렉 올타임 P4P 랭킹에 5체급을 전승으로 제패한 메이웨더가 1위, 8체급을 정복한 파퀴아오가 4위에 올라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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