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어차피 우승은 두산’이 될까. 아직 2017시즌의 막이 올라가지도 않았지만 많은 야구 전문가, 팬들은 올해도 두산의 우승을 강력하게 점치고 있다.
두산은 지난 2015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14년 만에 챔피언이 됐고, 2016년에는 정규시즌-한국시리즈를 모두 압도적으로 휩쓸었다. 올해 두산이 바라보는 곳 역시 당연히 우승이다. 김태형 감독을 비롯한 두산 코칭스태프, 선수단, 프런트 등 모두가 3연패를 위해 겨우내 땀을 흘렸다. 챔피언에게 목표는 하나일 수밖에 없다. 챔피언 자리를 지키는 것.
↑ 지난해 V5를 달성한 두산 베어스. 올해 역시 우승 0순위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지난해 두산이 보여준 경기력은 올 시즌까지 두산의 독주를 전망하게 했다. ‘판타스틱4’로 불리는 더스틴 니퍼트-마이클 보우덴-장원준-유희관 외에도, 함덕주와 신인 김명신 등이 더욱 견고한 선발진 구축을 예고했다. 지난해 주전으로 성장한 김재환, 오재일, 박건우 등은 올 시즌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줄 태세다.
이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도 시즌 전 예측에서 두산의 손을 들어줬다. 각 방송사 해설위원들은 일제히 “두산”의 이름을 먼저 거론한다. 현장에서도 두산의 우승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본다. 야구팬들 역시 “어차피 우승은 두산”을 외친다.
그렇다면 2017시즌 역시 두산천하로 지속될까. 장담할 수는 없다. 올해도 두산의 독주를 막기 위해 나머지 9개 구단이 힘찬 도전을 이어간다. 올 시즌에는 특히 LG 트윈스, KIA 타이거즈가 두산의 대항마로 손꼽히고 있다. 지난 시즌 함께 5강을 형성했던 NC와 넥센에 대해서는 비교적 낮은 점수를 매겼다. NC는 기본적으로 탄탄하나 세대교체에 돌입하며, 넥센은 조상우·한현희가 가세하지만 의문부호가 많이 붙는다는 것.
차명석 해설위원은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으로 두산을 꼽으면서도 변수들에 주목했다. 차 위원은 “두산이 선수 구성에서 압도적으로 센 것은 맞다”면서 “그런데 이번에는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김태형 감독도 그렇고 가장 염려하는 부분이 있다. 작년에는 모든 선수가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그런데 2년째 그게 다 될까? 두산의 약점은 그거다. 압도적인 시선 이면에는 그러한 변수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차 위원이 바라보는 두산의 대항마 역시 LG, KIA다. 차 위원은 “LG와 KIA는 나타난 전력이 두드러진다. 보강된 게 크고, 그 두 팀이 올해 가장 두산을 견제할 수 있는 자원들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 2위 NC에 대해서는 “4강권이라고 본다. 세대교체를 한다고 보면 첫 해 우승권까지는 어렵지 않겠나”고 평했다.
해설위원으로 지난 시즌까지 마이크를 잡았던 김진욱 kt 감독도 “전체적인 보강이 크다”면서 LG, KIA를 대항마로 언급했다. 김 감독은 “특히 LG는 ‘잠실 라이벌’이지 않나. LG가 가장 많이 압박할 것 같다. 선수들도 라이벌전을 치르고 나면 힘들어한다. 그래서 두산, LG 두 팀 모두 다음 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준혁 해설위원은 대항마로는 KIA 한 팀을 꼽았다. 양 위원이 주목한 것은 KIA의 젊은 불펜진. 그는 “올해 우승을 못하더라도 앞으로 더욱 강해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 김태형 두산 감독이 지난 27일 열린 미디어데이서 새 시즌 포부를 밝히고 있다. 사진=옥영화 기자 |
개막을 앞두고 지난 27일 열린 미디어데이서도 두산을 향한 집중 견제 발언들이 쏟아졌다. 김경문 NC 감독은 “9개 팀 모두가 두산의 3연패를 저지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양상문 LG 감독은 “한 팀이 롱런하는 프로 스포츠는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의미심장한 발언도 했다. 이 외에도 두산을 제외한 9개 팀 감독들이 두산전 필승을 다짐했다.
그렇다면 올해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 지목을 한 몸에 받은 ‘당사자’ 김태형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우선 지난 시즌 5강 팀들은 전부 신경이 쓰인다”면서 NC부터 넥센, LG, KIA 등 모든 팀에 고른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 중에서도 김 감독의 시선 역시 LG, KIA에 많이 쏠려있다. 김 감독은 “LG, KIA는 두드러지게 보강한 팀”이라며 스스로의 라이벌로 꼽았다. LG의 강점은 단연 선발진. 김 감독은 “차우찬이 들어오면서 선발 4명이 돌아간다”고 선발진에 경계심을 드러냈다. KIA 안치홍-김선빈의 키스톤콤비 합류에 대해서는 “두 선수가 2루수와 유격수를 맡는 게 굉장히 크다. 센터라인이 확 달라졌다”고 봤다.
두산의 주요 선수들 역시 KIA를 두산과 함께 우승을 다툴 팀으로 꼽았다. 투수진의 주축 유희관을 비롯해 이현승, 이용찬 등이 KIA의 전력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FA 시장 100억원의 시대를 연 대형타자 최형우의 가세는 두산 투수진에게도 부담이다. 유희관은 “타선이 특히 좋다”면서 “최형우 선배가 가세하면서 탄탄해졌다. 최형우 선배는 올해 잘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현승과 이용찬도 각각 “투타 밸런스가 안정적이다”, “특별한 약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었다.
두산의 안방마님 양의지는 조금 다른 견해를 보였다. 그가 생각하는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NC. 양의지는 “몇 년째 좋은 성적을 올린 팀이다. 투타 전력이 좋다”면서 “불펜이 안정됐고 경기 중후반 1점을 뽑는 데 능하다. 발 빠른 선수도 많다”고 경계했다.
↑ 두산의 3연패를 저지할 대항마 유력 후보는 LG와 KIA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사진=옥영화 기자 |
두산의 대항마로 거론되는 LG나 KIA 수장들의 반응은 비슷하다. 좋은 평가에 내심 미소가 절로 지어지면서도, 막상 가야 할 길은 멀게 느껴진다.
양상문 감독은 “그렇게 인정해 주는 것은 준비를 해온 것에 대한 결과여서 기쁘다. 굉장히 고마운 일”이라면서도 “팀의 몇몇 전력은 아직은 조금 더 준비할게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기태 감독은 “그동안 하위권으로 분류됐었는데 그렇게 봐준다면 고맙다. 선수들이 잘해줬고, 구단도 몫을 잘해줬다”는 반응.
팀의 우승 가능성을 어느 정도로 보고 있느냐는 물음에 양 감독은 “전력상 우승 전력은 아니다”고 답했다. 하지만 “야구가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생각하기 때문에 최선을 대해 매 경기 임하겠다. 잠실 라이벌로서는 매 경기 라이벌답게 좋은 경기를 펼쳐 상대전적에서 앞서고 싶다”며 우승 도전 의지도 드러냈다.
김 감독은 1년 새 높아진 평가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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