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자랑하고 싶다던 션 오설리반(30·넥센)이었다. 그러나 첫 실전부터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들더니 2달 후에는 골칫덩어리가 됐다. 최악의 부진으로 선발에서 불펜으로 보직을 바꿨으나 그 첫 걸음마저 삐걱거렸다.
오설리반은 지난 14일 광주 KIA전에 ‘구원’ 등판했다. 2-2로 맞선 8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승부처였다.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kt와 고척 3연전을 치르며 불펜(12이닝)의 피로도가 크기도 하나, 오설리반에 거는 기대가 아직도 크다는 방증이었다. 하지만 깔끔하지 않았다. 최형우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2패째.
오설리반의 등판은 곧 실점이다. 오설리반은 14일 현재 8이닝(3경기) 동안 14실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이 15.75로 매우 높다. 팀 내 박주현(34.71) 다음으로 높은 편이다. 두 자릿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다른 두 투수(김건태·박주현)는 현재 1군 엔트리에 빠져있다.
↑ 션 오설리반은 불펜 보직 이동 후 첫 경기에서도 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사진=김재현 기자 |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이 2.38이다. 4사구는 적은 투수다. 43명의 타자를 상대해 볼넷 2개만 내줬다. 그러나 피안타가 17개로 피안타율이 4할대(0.425)에 이른다. 장타(2루타 7개-홈런 2개)가 절반이 넘는다. 오설리반은 KIA전에서 2사 후 장타 2방(김주찬·최형우)을 맞고 결승점을 허용했다.
기대에 걸맞은 활약이 아니다. 넥센은 오설리반과 총액 110만달러에 계약했다. 창단 이래 가장 몸값이 비싼 외국인선수다. 장기적으로 영웅군단의 새 에이스가 될 것이라고 믿었다.
2달 전까지만 해도 그 믿음은 확고했다. 그러나 부진이 반복되고 있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 세 차례 등판해 13실점(5이닝)을 했다. 매 경기 대량 실점이었다. 평균자책점이 23.40이었다.
‘해외가 아닌 국내에서는’ ‘시범경기를 마치고 정규시즌에 들어가면’ 등 그래도 달라지길 희망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바뀐 것은 없다. 186cm-110kg의 건장한 체구와 달리 듬직함이 없다. 그가 마운드에 서면 불안하다.
김주찬, 최형우에게 던진 공은 전반적으로 높았다. 타자가 치기 딱 좋은 코스다. 최형우의 결승타도 실투였다. 포수 박동원이 요구한 코스보다 높았다.
넥센은 ‘당장’ 오설리반의 교체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시즌이 개막한 지 2주 밖에 지나지 않았다. 3경기만 가지고 판단할 수는 없다. 적어도 치명적인 부상을 갖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강구책은 필요하다. 스프링캠프부터 ‘핑계 많은’ 오설리반을 쭉 지켜봤다.
넥센은 1선발로 오설리반을 영입했다. 뒷문을 견고하게 만들기 위함이 아니다. 불펜에서 등판 횟수를 늘려가며 낯선 무대에 적응을 해나가야 하나 그가 있어야 할 곳은 결국 앞문이다. 앤디 밴 헤켄과 함께 원투펀치로 활약해야 한다.
익숙했던 대로 등판 일정을 조정할 지도 고민해봤다. 미국 무대에서는 5일이 아닌 4일 패턴이다. 배터리 호흡도 한 요소다. 오설리반은 박동원하고 짝을 맞췄다. 김재현과 짝을 이뤘던 마지막 시범경기에서는 6이닝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어떻게 하면 더 좋아질 수 있을지를 찾는 중이다.
그렇지만 마냥 오랫동안 기다려줄 수도 없다. 넥센은 지난해 6월 외국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