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1번째 연패보다 더 길었던 2번째 연패를 끝낸 후 연승을 달리는 넥센이다. 반등의 기미가 보이는 가운데 긍정적인 결과물이 있다. 김하성(22)의 스윙이 점점 매서워지고 있다. 그리고 이제 뛸 준비도 마쳤다.
김하성은 지난 21일 고척 롯데전에서 3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으로 팀의 4-1 승리에 이바지했다. 타율을 0.290으로 끌어올렸다. 지난 4일 사직 롯데전(0.308) 이후 3할 타율에도 가까워졌다. 지난 15일 광주 KIA전 이후 일주일간 타율이 5할(0.476·21타수 10안타)에 육박한다. 6경기에서 멀티히트만 4번이다.
불과 열흘 전만 해도 “잘 맞힌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간다”라고 토로했던 김하성이다. 지난 11일 고척 kt전에서 마수걸이 홈런을 쏘아 올린 이후 회복세다. 스스로도 타격감이 좋아졌다고 말한다. 김하성은 “이제 잘 칠 때가 된 것 같다. 요즘 나쁘지가 않다. 타석에 서면 공이 좀 더 잘 보이기 시작했다. 매 타석 집중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 김하성(오른쪽)은 최근 6경기에서 타율 0.476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하루 뒤 “(오늘도)하나 쳐줘”라는 최원태의 바람에도 응답했다. 김하성은 21일 롯데전 결승 득점의 주인공이다. 1회말 첫 안타를 때려 출루한 그는 서건창의 2루타로 홈을 밟았다. 이후에도 안타 1개(3회말)와 볼넷 1개(5회말)로 2번 더 출루했다. 1점 홈런 3방이 터지기 전까지 홀로 넥센의 공격 활로를 열었다. 5회까지 팀의 4안타 1볼넷 중 2안타 1볼넷을 김하성이 기록했다.
김하성은 올해도 넥센 타선의 한 축을 맡고 있다. 21일 현재 팀 내 홈런 2위-타점 2위에 올라있다. 2번타자로 뛰고 있는(21일 롯데전이 3번째) 그는 공격적인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김하성은 “타순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지난해도 다양한 타순에 서봤다. 중심타선으로 매끄럽게 이어주면 될 것 같다. 그렇다고 딱히 내 스타일이 바뀌는 건 아니다. 2번타자에게도 찬스가 많이 온다. 계속 공격적으로 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점차 좋아지고 있는 김하성에게 없는 기록이 하나 있다. 바로 도루다. 지난해 20홈런 20도루를 달성했던 그는 홈런과 다르게 도루를 아직 기록하지 못했다.
김하성은 21일 롯데전에서 3회말 출루 후 애디튼의 견제에 걸렸다. 1루수 이대호의 송구 실책으로 2루를 지나 3루까지 안착했지만, 기록은 ‘도루 실패’였다. 김하성의 시즌 첫 도루 시도가 됐다. 18번째 경기만이다.
↑ 김하성(오른쪽)은 21일 현재 18경기를 뛰면서 도루 0개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올해는 유난히 뛸만한 상황이 주어지지 않았다. 넥센은 연패와 연승의 롤러코스터를 탔다. 팀이 뒤지고 있을 때 무모한 도루로 흐름을 끊어선 안 됐다. ‘그린라이트’도 적었다. 20일 경기까지 넥센은 도루 시도가 9번에 불과했다(21일 경기 4번 시도). 10개 팀 중 가장 적었다. 1위 KIA(21개)와 2배 이상 차이였다.
김하성은 “뛸 상황이 아니기도 했지만 지난해보다 도루 욕심이 줄었다. 몸을 사리는 게 아니라 체력적인 부담이 따른다. 무작정 뛰지 않는다는 것이다. 뛸 상황에 뛰어야 한다. 지난해는 너무 막 무리하게 뛰어 아웃도 많이 됐다. 흐름을 끊으니 도움이 안 됐다. 앞으로 도루 개수보다 성공률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김하성의 지난해 도루성공률은 65.1%(43번 시도 28번 성공)였다. 2015년의 84.6%(26번 시도 22번 성공)보다 크게 떨어졌다. 2년 전만큼 도루성공률을 끌어올리겠다는
개수에 개의치 않다고 해도 기준점이 있다. 김하성은 올해도 20홈런 20도루가 목표다. 김하성은 “최소 도루 20개는 무조건 해야 한다. 아직 1개도 성공하지 못했지만 126경기나 남아있다. 도루는 얼마든지 몰아서 할 수 있다”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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