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한이정 기자] 프로야구 토종에이스난이 심각하다.
프로야구 구단들은 시즌 시작 전, 외국인 원투펀치를 구성하기 위해 혈안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두산 베어스는 더스틴 니퍼트를 잡기 위해 외국인 투수 중 가장 높은 연봉 210만 달러를 제시하며 재계약했다. 넥센 히어로즈도 션 오설리반을 연봉 110만 달러를 주며 데려왔다. 한화 이글스 역시 180만 달러를 제시하며 알렉시 오간도를 영입했다.
왜 구단들은 외국인 투수에 큰 돈을 들여가며 영입하려는 걸까. 답은 단순하다. 외국인 선발투수 2명만 잘 데리고 있으면 한 해 농사의 절반 이상은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올 시즌 개막전에서는 최초로 10개 구단 모두 외국인 투수를 선발로 내세웠다. 이는 현재 KBO리그에는 믿음직한 토종에이스가 줄어들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정규시즌이 26경기까지 진행된 지금, 토종에이스들의 상황은 어떠할까.
◆ 최소 3승, 벌써 5승…여전히 건재한 에이스
↑ KIA 타이거즈의 토종에이스 양현종은 이번 시즌 5경기 등판해 평균자책점 1.83을 기록하며 전승행진 중이다. 사진=MK스포츠 DB |
LG 트윈스 류제국(34)과 차우찬(31)도 토종에이스로서 마운드를 든든히 지키고 있다. 류제국은 5경기에 선발 등판해 5승에 29이닝 25피안타 35탈삼진 평균자책점 2.79를 기록 중이다. 국내 투수 중에선 탈삼진 1위다. 피안타율은 0.231에, 퀄리티스타트는 3번이나 달성했다. 차우찬은 올해 LG맨으로 변신해 3승 2패 33⅓이닝 34피안타 34탈삼진의 성적을 냈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4일 친정 삼성을 상대로 6⅓이닝 6피안타 무실점하며 호투했다. 최근 28일 수원 kt전에서는 발바닥에 물집이 잡힌 상태였지만, 투혼을 발휘해 115구를 던지며 평균자책점을 2.97까지 낮췄다.
입단 3년차인 박세웅(22·롯데) 역시 '토종에이스'로서 팀내 입지를 굳히고 있다. 지난 2년 연속 평균자책점 5.76을 기록한 박세웅은 올 시즌 팀의 3선발로 지금까지 5경기 등판해 3승 2패 총 30⅓이닝 26피안타 20탈삼진 7실점을 기록 중이다. 5경기 모두 제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4일 넥센전을 시작으로 연속으로 2승을 올리더니, 16일 삼성전에선 5⅓이닝 6피안타 3탈삼진 3실점했지만, 타선에 도움을 받지 못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그러나 22일 넥센전에서 7이닝 4피안타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5연패까지 끊어냈다. 최근 28일 두산전에서도 6이닝 1실점하며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 시작부터 삐끗…아쉬운 에이스
↑ NC 다이노스의 토종에이스 이재학은 이번 시즌 2경기 등판해 모두 2⅓이닝 만에 조기 강판당하고, 결국 4월 10일 1군에서 말소됐다. 사진=MK스포츠 DB |
2015년 kt에 입단해 지난해 선발 데뷔 무대에서 완봉승을 거둔 주권(22)도 결국 시즌 시작한 지 한 달도 안 된 4월 24일 2군으로 내려갔다. 작년 데뷔 첫 완봉승을 하며 팬들을 깜작 놀라게 했지만, 올 시즌은 시범경기부터 난조를 보이더니 정규시즌에 등판 했던 3경기 모두 불안했다. 4일 두산전에선 4이닝 5사사구 2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다음 11일 등판에선 넥센의 불방망이에 무너졌다. 10안타(2홈런)를 맞으며 9실점하곤 결국 5이닝을 채우지 못한 채 강판 당했다. 16일 LG전에선 1이닝 만에 6피안타 5실점했다. 결국 불펜으로 보직을 바꿨지만, 구원투수로 등판한 2경기 동안 9피안타 4탈삼진 3실점하며 1군에서 말소됐다.
삼성 라이온즈 윤성환(36)도 시즌 초반부터 휘청거리고 있다. 팀 타선의 지원을 못 받아 패전투수가 된 경우가 있지만, 최근 2경기에서 6실점하며 스스로 무너지기도 했다. 2일 KIA전에 시즌 첫 등판한 윤성환은 6이닝 동안 7피안타 6탈삼진 3실점(2자책)하며 승을 거머쥐었다. 다음 등판이었던 8일 kt전에선 8이닝 동안 1실점하며 호투했지만,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패전투수가 됐다. 그 이후론 불안의 연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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