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황석조 기자] 17일 오전 현재 타율 0.348, 10홈런 31타점 29득점. 장타율 0.710 OPS 1.1752. 최근 3경기 3홈런이자 지난 주말 2경기 연속 홈런포. 하지만 이 성적을 기록 중인 주인공 KIA 타이거즈 외야수 최형우(35)는 말한다. 현재 타격감이 좋은 편은 아니라고. 팬들도 일견 고개를 끄덕일지 모른다. 이제는 국내 최정상급 타자로 손색이 없는 최형우이기에 가능한 이야기다.
▲높은 성적? 현재 타격페이스는 아직
믿기 힘든 이야기였다. 16일 LG와의 경기 전. 최형우는 최근 컨디션을 묻는 질문에 “요즘 안 좋다”고 대답했다. 그는 “무엇인가 큰 것(13일 2홈런)이 나와서 기록적인 부분은 좋게 보이지만 스스로 느끼는 타석에서의 감은...아직 올라온 편이 아니다”고 마치 엄살 같지만 진심 어린 현 상황을 전했다.
↑ KIA 타이거즈 외야수 최형우(사진)는 올 시즌 초반 호성적에도 불구하고 아직 타격감이 완전하지 않다고 현재 타격 페이스를 설명했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럴 수밖에 없다. 최형우는 이미 지난해 타격 부분 3관왕(타율-타점-최다안타)을 차지하며 생애 최고의 해를 보냈다. 거액을 받고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리기도 했다. 첫 태극마크까지 달아봤다. 그런 완성형 타자 최형우에게 단순 지표가 나온 성적보다는 스스로 느끼는 감은 매우 중요한 요소. 자신에 대한 기대치를 알기에 또 최정상에 올라봤기에 욕심과 의지가 높다. 아직은 스스로 만족하기 어렵다는 그의 이유가 납득되는 부분이다.
▲과거 성적은 부담 아닌 새로운 무엇
최형우가 꼽는 시즌 전체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평소 중심타자의 본분을 강조했다. 홈런에 대한 부담은 최대한 느끼지 않으려 하지만 타점에 대해서는 욕심은 낸다. 그러다보면 타율과 최다안타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터. 최형우는 “중심타자로서 3할 타율과 30홈런 100타점은 임무고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하며 “그 정도 수치를 해줘야 팀이 괜찮은 중심타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고 스스로 느끼는 책임감을 설명했다. 서두에 밝힌 그가 현재 성적을 만족하기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에게는 주어진 역할이 있고 일찌감치 시선이 그쪽으로 향해있던 것이다.
최형우는 지난해 타율 0376 31홈런 144타점 195안타를 기록했다. 3년 연속 30홈런이 넘었고 4년 연속 3할대 타율도 이어갔다. 각종 상을 싹쓸이하며 자신의 해를 만든 가운데 올 시즌 그 점이 부담이 되지 않았을까. 최형우는 “부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 동기부여라고 하기도 어렵다”며 “그냥... 새롭게 무엇을 만들고 있다. (지난해 성적을) 따라가려하지도 않는다. (지난해) 정점을 찍었기에 편안하게 시즌을 치르는데 집중하고 있다. 설렘과 부담이 조금씩 있지만 편안하게 야구하고 있다”고 느끼는 바를 전했다.
↑ 최형우(사진)는 지난해 성적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며 올 시즌 스스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야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MK스포츠 DB |
지난 시즌 종료 후 FA자격을 획득했던 최형우는 KIA에 새 둥지를 틀었다. 팬들은 들썩였다. 정상급 타자가 합류한 KIA의 시즌 성적은 기대감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그리고 시작부터 바로 효과가 나왔다.
최형우는 4번 타자를 맡으며 KIA 공격의 핵심역할을 해냈다. 성적이 말해주듯 장타면 장타, 한 방이면 한 방, 뭐 하나 부족함 없는 활약이다. 또 혼자만이 아닌 타선 전체에 긍정적 시너지를 일으켰다. 최형우의 가세 속 나지완, 안치홍 등 다른 타자들도 함께 타선 전체가 상상을 초월하는 다이너마이트타선을 구축했다. ‘최형우 효과’가 팀에 녹아들며 KIA는 시즌 초반 압도적 성적으로 선두권 행진을 이어나갔다.
다만 지난 한 주 KIA의 상승세는 다소 주춤했다. 2승4패, 주중과 주말 3연전 모두 1승2패를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어느새 2위권인 NC와 LG의 거센 추격도 받게 됐다.
최형우도 “위기이긴 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바로 “지난주는 어찌됐든 지나갔는데 이번 주가 더 위기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아무래도 상위권 팀인 LG와 저력을 찾고 있는 두산과의 일전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 홈이기 때문에, 팬들의 기대치가 있다. KIA 입장에서 수성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은 작용한다.
하지만 최형우는 “어떤 상황이든지 모두가 느끼는 바는 똑같다. 빨리 이겨내야 한다”며 “안 된다고 붙들고 팀있어봐야 해결되지 않는다. 팀 분위기만큼은 정말 좋으니 모두가 힘을 내 이겨낼 수 있다”고 팀에 충분한 저력이 있음을 힘주어 말했다.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 최형우는 KIA 이적 후 처음 맞는 위기에 대해서 동료들과 이겨내보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 최형우(사진)는 지난해에 비해 현재 맞이한 KIA의 주춤한 페이스에 대해 동료들과 함께 이겨나가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래서인지 최형우의 단기 목표도 이와 비슷했다. 그에게 시즌 전체가 아닌 5월달 한정 목표를 질문했다. 최형우는 기다렸단 듯이 “일단 팀이 시즌 초반 (강력했던) 페이스를 찾는 것이 목표다. 분명 초반에 비해 선수들 페이스가 좀 떨어졌지만 팀 전체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며 “얼른 이 분위기를 결과로 이끌어낼 수만 있다면...이전처럼 쉽게 경기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해결책을 꼽았다. 추상적이지만 그 뜻은 간결했다. 야구가 팀 스포츠인 만큼 함께 해나가는 법을 배워야하고 이를 실전에서 보여줘야 한다는 의미가 녹아 있었다.
▲2017 최형우가 달라진 점은
2016년까지의 최형우와 2017년 최형우. 미세하게 차이가 있지만 성적이든 위상이든 무리 없이 이름값을 증명하고 있다는 것은 공통점이다. 기술적인 변화는 스스로 시도해본 적도 없다고 밝힌 최형우. 그래도 짧은 시간 한 가지 스스로 변한 부분은 있다고.
“경기 전 낮잠을 잔다. 원래는 잠을 안 잤는데 (이적 후) 경기 전 30분 정도 자는 습관이 생겼다”고 살짝 털어놨다. 더욱 강력해진 2017년 최형우. 이처럼 비결은 여러 가지가 복합된 작용일 듯하다.
▲ 최형우
1983년 12월16일생
180cm 105kg
전주진북초-전주동중-전주고
삼성 라이온즈(2002~2005.12)-경찰청 야구단(2005.12~2008.01)-(200
2008년 프로야구 신인상
2011 프로야구 올스타전 우수타자상
2011 프로야구 정규리그 홈런, 타점, 장타율, 루타 1위
2016 프로야구 정규리그 안타, 타점, 최다안타 1위
2011 2013 2014 2016 프로야구 외야수 부분 골든글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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