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최충연(20·삼성)의 프로 데뷔 첫 승이 날아갔다. 5이닝을 버티며 선발 9번째 등판 만에 처음으로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지만, 삼성 불펜은 이를 지키지 못했다.
27일 만난 김한수 감독은 하루 전날 데뷔 9년 만에 첫 승을 올린 김태훈(SK) 이야기를 꺼내면서 “우리도 투수들이 그 같은 기록을 세웠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올해 삼성은 최충연, 최지광, 안규현, 장지훈, 김승현, 이수민, 김시현 등 젊은 투수가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이들은 아직 데뷔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마운드 사정이 어려운 가운데 젊은 투수가 좋은 활약을 펼치며 성장하기를 희망한 것이다. 이날 선발 등판하는 최충연을 향한 발언이기도 했다. 지금껏 8번 선발 등판 기회가 주어졌으나 통산 5패 평균자책점 12.36이다.
↑ 삼성 최충연은 27일 고척 넥센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을 2실점으로 막으며 데뷔 첫 선발승 요건을 갖췄다. 하지만 그 꿈은 6회 깨졌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하지만 기대감은 크다. 김 감독은 “최충연은 팀 미래의 중요한 투수다. 앞으로 크게 성장해야 한다. 기회를 계속 부여할 생각이다. 그만큼 최충연도 스스로 느끼는 게 많을 것이다. (이제는)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싶다”라고 말했다.
최충연은 지난 3일 두산 베어스전(2이닝 6실점) 후 엔트리서 말소됐다. 2군에서 재정비를 한 그는 선발진에 구멍이 생기면서 24일 만에 콜업됐다. 6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은 윤성환의 빈자리를 메워야 했다.
1차 목표는 5이닝이었다. 선발투수 요건을 충족하려면 우선 5이닝을 소화해야 한다. 하지만 최충연은 그 경험이 부족하다. 지난 4월 9일 수원 kt전(5이닝 2실점) 외 5이닝 이상을 던진 적이 없다. 8번 중 1번이다.
그래도 최충연의 버티기는 삼성에게도 중요했다. 이번 주간 선발진의 조기 강판으로 불펜 부하가 심했다. 삼성은 이날 내야수 백상원을 빼고 투수 김현우를 등록했다. 불펜 강화 차원이었다. 김 감독은 “선발투수가 너무 빨리 무너지고 있다. 5,6회까지는 끌고 가야 한다”라며 최충연에게 기대했다.
최충연은 넥센전이 처음이다. 팀 타율(0.293) 1위의 넥센은 전날 20안타 10사사구로 삼성 마운드에 융단폭격을 가했다. 시즌 1경기 1팀 최다인 18점을 뽑았다.
최충연은 1회부터 만루 위기에 몰리며 고전했다. 하지만 허정협을 내야 땅볼로 유도해 위기를 슬기롭게 넘겼다.
↑ 삼성 최충연은 27일 고척 넥센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을 2실점으로 막으며 데뷔 첫 선발승 요건을 갖췄다. 하지만 그 꿈은 6회 깨졌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2회 2사 후 이정후와 고종욱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첫 실점을 했다. 최충연에게는 아쉬운 실점. 이정후의 단타가 좌익수 김헌곤의 미스 플레이로 2루타가 된 것. 최충연은 3회에도 채태인을 상대로 실투(높은 142km 속구)를 던졌다가 홈런을 허용했다.
그러나 최충연은 이후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았다. 4회 2사 1,3루와 5회 1사 2루의 위기를 맞이했지만 실점 없이 막았다. 5이닝을 버텼다. 투구수는 94개(스트라이크 59개). 맡은 임무를 완수했다.
그 사이 삼성 타선은 러프의 홈런과 구자욱의 장타 2방으로 4점을 뽑았다. 4-2로 리드한 가운데 6회 최충연이 교체됐다. kt전에도 5이닝을 던졌지만 당시에는 타선의 득점 지원이 없었다. 첫 선발승 조건을 충족했다.
그러나 최충연의 설레는 선발승 꿈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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