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황석조 기자] 전날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짜릿한 승리를 따낸 kt 위즈. 기운을 너무 사용한 것일까. 하루 뒤 경기서는 운도 따르지 않았고 기회도 살려내지 못했다.
kt는 전날 잠실서 열린 두산과의 주말시리즈서 첫 경기서 5-3으로 승리했다. 경기는 연장 10회까지 진행됐다. 경기 중후반 만들어진 3-3 흐름이 계속 이어졌는데 10회말 대타로 나선 이진영의 볼넷출루, 연이은 심우준의 안타로 찬스가 만들어졌다. 이 때 오태곤이 중견수 방면 깊은 3루타를 쳐내며 결승타를 때렸다. 3연전의 시작경기. 결과가 좋았지만 과정 또한 짜릿했다.
기세 측면에서 더 없이 좋았을 kt. 그런데 하루 뒤 돌연 반전을 맞이했다. 기세는커녕 각종 악재가 겹치며 시작도 전에, 경기 초반부터 연거푸 흔들릴 수밖에 없게 된 것.
↑ kt가 27일 경기서 두산에 완패했다. 초반부터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 속 기회마저 살려내지 못했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래도 악재는 분명했다. kt는 비슷한 유형의 좌투수 홍성용을 대체선발로 내세웠다. 홍성용의 생애 첫 선발.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상황이지만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은 엄연한 사실이었고 우려되는 부분이기도 했다.
그 사이 또 한 명의 부상이탈자가 생겼다. 선발 1수로 출전이 예고됐던 오태곤이 훈련 도중 외야에서 송구된 공에 맞아 그라운드에 쓰러지고 말았다. 급히 구급차가 왔고 오태곤은 인근 아산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에는 부상강도를 알 수 없어 kt 측도 노심초사했다. 다행히 오태곤은 정밀진단 결과 이상무 진단을 받았다.
↑ 이날 경기에 앞서 kt는 오태곤이 공에 맞는 부상을 당하는 아찔한 순간을 경험했다.사진=황석조 기자 |
kt는 이날 경기 초반도 지나기 전에 무려 3명의 선수가 교체되는 당혹스러운 상황에 직면하고 말았다. 경기 전 김진욱 감독 역시 걱정과 아쉬움의 깊은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경기는 더욱 아쉽게 흘러갔다. 대체선발 홍성용은 1회 1실점한 뒤 2회에는 아웃카운트 한 개도 잡지 못한 채 연거푸 안타를 맞고 류희운과 교체됐다. 일찌감치 빠른 교체가 예상됐지만 혹시나 했던 깜짝 호투는 없었다. 구원 등판한 류희운 역시 3이닝 동안 5실점하며 안정감과 거리가 먼 피칭을 했다.
이날 kt가 상대한 두산 선발은 니퍼트였다. 최고의 외인투수이자 두산 에이스. 지난해보다 부진할 뿐 올해도 강력하다. 그런데 이날 경기 분명 좋지 못했다. 니퍼트는 1회부터 연타를 맞고 실점했을 뿐만 아니라 2회에도 계속 안타를 허용하며 실점했다. 4회도 마찬가지.
니퍼트는 6이닝 동안 11피안타를 맞으며 3실점을 허용했다. 투구 수는 103개. 이날 니퍼트의 피안타 11개는 지난 2015년 6월2일 잠실 KIA전서 4⅓이닝 동안 허용한 역대 최다피안타 11개와 타이기록이었다. 당시에는 8실점. 이번에는 후속타를 잘 잡아내며 실점은 최소화했으나 숫자가 말해주듯 내용 면에서 좋지 못했다. 선발전원 안타를 기록한 두산 타선이 폭발하지 않았다면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
이처럼 kt 입장에서 좋지 못한 컨디션의 니퍼트를 상대하는 나름의 행운도 따라줬다. 선취점도 따냈고 니퍼트를 조기에
kt 입장에서 부상 때문에 불운했지만 또 약간의 기회도 살려내지 못한 경기가 됐다. 여러모로 운수 나쁜 날이었다.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