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천안) 이상철 기자] 신태용호는 34년 만에 U-20 월드컵 4강 신화를 재현하겠다며 출항의 닿을 올렸다. “최소 8강, 내심 그 이상까지 바라보고 있다”라던 신태용 감독은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U-20 축구대표팀은 30일 오후 8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7 U-20 월드컵 16강서 포르투갈에 1-3으로 졌다. 이승우, 백승호(이상 바르셀로나), 조영욱(고려대), 하승운(연세대)를 모두 선발로 투입했지만 ‘닥공’은 8강 진출의 열쇠가 되지 못했다. 일본을 꺾은 베네수엘라에 이어 2번째로 8강에 오른 팀은 한국이 아닌 포르투갈이었다.
한국은 13차례 U-20 월드컵에 나가 4번(1983·1991·2009·2013년) 8강을 밟았다. 30.8%의 확률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개최국의 이점을 살려 역대 최고 성적까지 꿈꿨다. 잉글랜드에 패했으나 조별리그까지는 나름 순항이었다.
↑ 34년 만에 U-20 월드컵 4강 신화 재현을 꿈꿨던 한국은 포르투갈의 벽을 넘지 못했다. 사진(천안)=옥영화 기자 |
그러나 토너먼트의 첫 판, 포르투갈 징크스에 시달렸다. U-20 월드컵 본선에서 세 차례 만났으나 1무 2패로 열세였다. 징크스 탈출과 함께 8강 진출의 기쁨을 누리려 했지만 또 그 벽에 가로막혔다.
U-20 월드컵은 1997년 말레이시아 대회부터 본선 진출국이 24개국으로 확대됐다. 토너먼트에 16강이 도입됐다. 한국은 1997년 대회 이후 16강에 4차례 나갔다. 2009년과 2013년 16강 관문을 통과했지만 그 확률은 50%로 아주 높지 않았다.
한국은 포르투갈에 맞서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측면과 함께 공격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부정확한 패스로 공격 흐름이 끊기면서 포르투갈의 수비를 크게 위협하지 못했다.
더욱이 너무 이른 실점이 발목을 잡았다. 특히 신경을 쓴 측면 수비가 뚫렸다. 전반 10분(샤다르)과 전반 27분(브루누 코스타)의 실점 모두 측면 패스에 이은 슛을 막지 못했다.
↑ 34년 만에 U-20 월드컵 4강 신화 재현을 꿈꿨던 한국은 포르투갈의 벽을 넘지 못했다. 사진(천안)=옥영화 기자 |
후반 들어 공은 포르투갈 지역에 더 오래 있었다. 한국은 적극적인 돌파로 얻은 프리킥으로 반격을 꾀했지만 백승호, 이상헌(울산 현대)의 슛은 골문을 외면했다.
오히려 포르투갈의 빠르고 간결한 역습에 위험천만한 순간을 맞이했다. 가까스로 버텨냈지만 후반 24분 화려한 개인기를 선보인 샤다르에게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한국은 3골차여도 포기를 몰랐다. 후반 36분 이상헌이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마침내 포르투갈의 골문을 열었다. 81분의 노력이 빚은 골이었다. 하지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았다. 만회골 이후 195cm의 수비수 정태욱(아주대)을 최전방으로 올렸으나 극전인 반전은 펼쳐지지 않았다. 선배들이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겠다던 젊은 태극전사의 도전도 함께 멈췄다.
↑ 후반 36분 이상헌이 만회골을 터뜨렸지만 남은 시간이 부족했다. 사진(천안)=옥영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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