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밀워키) 김재호 특파원] 댈러스 카이클은 류현진과 닮은 점이 몇 가지 있다. 좌완 투수고, 포심 패스트볼 구속도 평균 89마일에 최고 구속 93마일로 빠른편이 아니다. 최근 어깨 문제로 고생했다는 점도 같다.
비슷한 점이 많기에, 배울 점도 있을 것이다. 류현진은 이번 시즌 카이클의 모습에서 반등의 힌트를 찾았다.
그는 지난 3일(한국시간)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카이클이 커터와 체인지업을 던지는 모습을 보고 따라했다"며 기존 조합-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에 커터를 추가한 배경을 설명했다.
↑ 카이클은 커터와 체인지업, 슬라이더 조합으로 이번 시즌 좋은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
류현진은 릭 허니컷 투수코치와 논의한 끝에 이번 시즌 9승 무패 평균자책점 1.67로 사이영상 수상 시절 기량을 되찾은 카이클의 모습을 벤치마킹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류현진이 커터를 던지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지난 세인트루이스 원정 때부터.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우타자를 상대로 던진 커터가 좋았다"고 말했고, 선수 자신은 "몇 경기 전부터 원래 슬라이더 던지던 것을 조금 바꿔서 던졌다. 떨어지는 각도는 그때보다 덜하다. 조금 변화를 주는 느낌으로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니컷 코치는 지난 2014년 류현진이 어깨 염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5월에도 그에게 커터 그립을 가르친 바 있다. 류현진은 당시에는 커터대신 슬라이더의 구속을 끌어올리는 방법을 택했다. 팀 동료 클레이튼 커쇼로부터 슬라이더 그립을 배운 것이 화제가 됐었다.
3일 만난 류현진은 "그때와는 다르다"며 지금은 말그대로 커터를 구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둘은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그립은 똑같은 슬라이더다." 류현진은 슬라이더 그립을 손으로 표현하며 슬라이더와 커터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했다. "이렇게(스냅을 주며) 던지는 것과 비스듬히 잡고 직구로 던지는 것의 차이"라고 말을 이었다.
류현진의 커터는 현재 메이저리그 문자 중계 프로그램 게임데이에는 슬라이더로 표시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류현진의 슬라이더 평균 구속을 조사하면, 확실히 그가 변화를 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 류현진은 카이클의 성공을 참조, 커터를 장착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이렇게 새로운 구종을 연구하며 위력을 더하는 모습은 부상 이전인 2014년의 모습을 다시 보는 듯하다. 사
그에게 새로운 구종을 연습함에 있어 특별히 노력한 것이 있는지를 물었다.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그냥 던지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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