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수비수 기성용’은 한국과 이라크의 평가전의 키워드였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파격 실험이었다. 하지만 의도한 바와 다르게 효과는 미미했다.
기성용은 8일 오전(한국시간) 이라크와 평가전에 3-4-3 포메이션의 중앙 수비수로 뛰었다. 홍정호, 장현수와 함께 스리백 수비를 형성했다.
수비수 기성용은 아주 낯선 그림이 아니다. U-20 대표팀에서 후방을 지켰으며 소속팀에서도 수비수로 기용된 적이 있다.
↑ 기성용은 8일(한국시간)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그가 수비수로 뛴 시간은 45분이었다. 사진=천정환 기자 |
그렇지만 A대표팀에서는 생소한 편이다. 기성용은 이라크전까지 92번의 A매치에서 거의 미드필더로 뛰었다. 기성용이 A매치에서 수비수로 뛴 것은 지난 2014년 9월 8일 우루과이와 평가전 이후 3년 만이다. 우루과이전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공식 선임된 뒤 처음으로 지켜봤던 경기였다.
기성용의 후방 이동은 뚜렷한 목적이 있다. 수비 안정을 꾀하는 면도 있으나 공격 전개에 더 무게를 뒀다. 기성용은 A대표팀에서 패스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기성용 시프트로 매끄러운 빌드업을 꾀하겠다는 것.
하지만 한국의 공격은 활기를 잃었다. 이라크의 수비를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답답했다. 전반 35분 동안 슈팅을 1개도 시도하지 못했다. 위협적인 패스나 돌파조차 보이지 않았다. 템포도 떨어졌다. 기성용이 위로 올라가는 경우가 많지 않으니 맥이 콱 막혔다. 그나마 전반 36분 손흥민의 첫 슈팅도 기성용이 유도한 프리킥에서 비롯됐다.
결국 되돌릴 수밖에 없다. 그 결단을 내리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도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기성용의 포지션을 ‘익숙한’ 미드필더로 바꿨다. 포메이션도 4-1-4-1로 변경했다. 원상 복귀다.
수비수 기성용 및 스리백 수비의 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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