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황석조 기자] 표면적으로는 금주 등판 일정이 밀린 헨리 소사(33·LG)의 컨디션 관리 및 감 찾기의 일환일 확률이 컸다. 그러나 뜯어보면 LG의 1승을 향한 집념과 의지, 지난 원정 스윕패에 대한 각오가 단단히 느껴진 부분이었다. 소사가 632일 만에 구원 등판해 세이브를 챙겼다.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SK의 경기. 경기는 팽팽했다. 투수전이 진행됐다. 박종훈(SK)도 차우찬(LG)도 흠 잡기 어려운 피칭을 해냈다. 각각 실점은 1점에 그쳤다. 안타가 적게 나온 것은 아니지만 승부를 결정지을 한 방은 없었다. 홈런군단 SK는 홈런포가 침묵했고 뜨거웠던 LG의 새 얼굴들도 주중 경기 때 같은 임팩트는 보여주지 못했다.
그 와중에 LG가 7회말 리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8회초. 신정락이 2사를 잡았으나 나주환에게 안타를 맞았다. 동점 주자가 나가자 다시 경기는 긴장감이 흘렀다. 그런데 이때 경기장을 더욱 뜨겁게 만드는 장면이 연출됐다.
↑ LG 선발투수 헨리 소사(사진)가 632일 만에 구원 등판해 경기를 매조지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당초 소사는 로테이션상 지난 6일 수원 kt전에 등판했어야 했다. 하지만 소사의 수원 경기 결과가 매우 좋지 못했다. 단순 올 시즌만이 아닌 몇 년 간 누적된 기록이었다. 양상문 감독은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에서 소사의 일정을 바꾸고 신예 김대현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당일 경기가 우천순연 됐지만 소사는 수원이 아닌 주말 잠실 경기 등판이 유력해보였다.
그만큼 소사의 등판은 깜짝 그 자체였다. 기본적으로 지난달 31일 넥센전 5⅔이닝 투구 이후 8일이나 쉬었기에 감각 차원에서 나섰을 확률이 크다. 너무 오래쉬는 것을 방지한 조치다. 선발등판에 앞서 컨디션 조절 차원일 수도 있었다.
근원적으로 봤을 때 소사의 이번 등판은 LG의 의지와 집념이 담겨있었다고도 보여졌다. LG는 지난달 말 인천에서 열린 SK와의 원정 3연전에서 충격의 스윕패를 당했다. 당시 삼중살에 잦은 병살타까지 겹치며 팀 입장에서 곤욕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급격히 내리막길을 걸으며 SK와 순위도 뒤바뀌고 말았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도 양 팀은 반 게임차 4위, 5위에 위치해있다. 한 경기 한 경기마다 그 차이가 어마어마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LG에게 그래서 이번 SK전은 중요했다. 소사의 등판은 개인적인 부분과 함께 팀에 의지까지 더해진 그 자체였다.
경기 후 양상문 감독은 “소사의 선발날짜가 꽉 찬 상황이었고 어제 중간 투수들이 많이 던졌다. 차우찬이 이닝이터이기에 소사가
소사는 “1에서 2이닝 짧게 던지는 경기였기에 자신 있게 던졌다. KBO리그 데뷔 후 첫 세이브인지 알았다. 팀 연승과 함께 세이브를 기록해 더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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