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이제는 결단이 필요한 시기다. 슈틸리케 감독과 결별할 때다. 2번을 미뤘다. 그러나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
감독 1명 바꾼다고 상황이 달라지지 않는다고 항변했던 대한축구협회다. 그러면서 한국축구가 위기를 타개할 수 있도록 슈틸리케 감독에게 더 힘을 실어주고자 했다 하지만 더 깊은 수렁에 빠졌으며 더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슈틸리케 감독에 대한 회의론은 지난해 말부터 제기됐다. 그러나 축구협회는 슈틸리케 감독을 품었다. 지난 3월 중국에게 패했을 때도 슈틸리케 감독은 재신임을 받았다. 이번에는 그가 원하는 대로 ‘조기 소집’까지 했다. 그리고 일찍 중동으로 건너갔다. 하지만 그 효과는 전혀 없었다. 결과적으로 한국과 다른 선택을 한 일본은 승점 1점이라도 챙겨갔다.
↑ 울리 슈틸리케 감독에 대한 믿음은 끝났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한국은 졌다. 팀은 전혀 발전하지 않았다. 답답했다. 그리고 카타르의 침대축구가 아닌 공격축구에 당했다. 5년 전과 달랐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의 풍경이었다. 분석을 제대로 한 것일까. 월드컵 예선 탈락 위기에 몰린 데다 국가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상황에서 카타르 선수들의 투지는 강했다. 그러나 한국 또한 궁지에 몰려있다. 선수들을 독려하는 것은 감독의 역할이다.
“한 번 더 믿어 달라”던 슈틸리케 감독이다. 하지만 신뢰를 땅에 떨어뜨린 것은 그 자신이다. 이대로는 어렵다는 게 카타르전을 통해 드러났다. 아니다. 그 사실은 그 전부터 반복됐다. 그럼에도 축구협회의 고집과 외면만 있었을 뿐이다.
월드컵 최종예선은 2경기가 남아있다. 전승을 거둬야 한다. 우즈베키스탄의 중국전 패배는 초고의 도움이다. 하지만 또 요행을 바라봐야 할까. 월드컵 최종예선도 제 힘으로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이란은 이미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8경기를 치르면서 단 1골도 내주지 않았다. 이란은 케이로스 감독의 색깔이 더 진하게 물들었다. 반면, 슈틸리케 감독과 한국은 어떠한가.
월드컵 예선 통과 시 슈틸리케 감독의 계약기간은 내년 6월까지 자동 연장된다. 하지만 아시아에서조차 경쟁력을 잃은 슈틸리케호가 월드컵 본선에서 달라질 수 있을까. 어차피 어렵다. 변화의 물결이 불가피하다.
상상조차하기 싫었던 최악의 결과를 3개월 후 받아들여야 할 수도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결국 떠날 사람이다. 그가 짊어질 책임이라는 것은 없다.
슈틸리케 감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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