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신시내티) 김재호 특파원] "타석에서 제일 잘했다."
평소 '투수는 공만 잘 던지면 된다'고 말하던 LA다저스 선발 투수 류현진(30)이 이런 말을 했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의 투구 내용이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뜻이다.
류현진은 18일(한국시간)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시리즈 두번째 경기 선발 등판, 5이닝 8피안타 2볼넷 7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3승. 평균자책점도 4.42에서 4.35로 낮췄다. 많이 맞았지만, 잘 버티며 승리투수가 됐다.
↑ 류현진이 18일(한국시간) 자신의 투구에 대해 말했다. 사진= MK스포츠 DB |
그는 첫 타구가 유격수 실책으로 기록됐다는 취재진의 설명을 듣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안타인줄 알았다"며 말을 이은 그는 "거기서 대량 득점이 시작됐다. 경기를 가지고 온 계기였다"고 평했다.
이날 초구에 볼이 많았던 그는 "초구부터 카운트를 내쪽으로 가져오지 못해 어려움이 많았다. 어렵게 승부하다보니 쓸데없는 공이 많았다. 홈플레이트에서 비슷한 공이 가야하는데 터무니없는 공이 많았다. 5회까지 던진 것에 만족해야 할 거 같다"고 자평했다.
신시내티와 연이은 만남이라는 것도 그를 신경쓰게 만들었다. "저번에 홈런도 많이 맞아서 처음부터 신중하게 했다. 그래서 투구 수가 많아진 거 같다. 연속으로 만나면 타자들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신경썼다"고 설명했다.
전환점이 됐던 3회 병살타에 대해서는 "그것 덕분에 5회까지 던질 수 있었다"고 평했다. "한 개가 경기를 좌우했다"는 표현까지 썼다. 앞선 타자 에우헤니오 수아레즈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던 그는 "어떻게든 큰 거 안맞으려는 생각만 갖고 있었다. 상대 타자가 약한 코스 유인구로 갔는데 타자가 잘했다. 그 이후에는 운이 좋았다. 잘 맞은 타구가 정면으로 갔다"며 상황을 되돌아봤다.
5회 스캇 쉐블러와의 마지막 승부에서 94마일을 기록했던 그는 "항상 전력 투구를 하고 있다. 구속은 컨디션에 따라 다른 것"이라면서 "오늘은 구속이 잘나와 괜찮았다"고 말했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24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가 유력하다. 이번 시즌 세 차례 맞대결에서 부진했던 류현진은 "열심히 던져야죠"라는 말을 남기고 클럽하우스를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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