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예상은 됐지만 갈수록 그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2017 KBO리그 구단별 흥망의 열쇠는 불펜진이 쥐고 있는 듯하다. 당장 지난 주말 불펜불안 탓 나오기 어려운 장면들이 수차례 펼쳐졌다. 현재로서는 불펜싸움이 여름과 후반기 순위경쟁 및 포스트시즌에서의 최대변수가 될 전망이다.
▲주말 장식한 뜨거운 불펜혈투
지난 주말 열린 경기들로만 한정해봤을 때도 이는 확실한 근거를 가진다. 그야말로 ‘판타스틱’한 경기들이 연거푸 펼쳐졌다. 그리고 중심에는 구단별 불안한 불펜이 있었다.
KIA는 불펜 때문에 웃고 울었다. 17일 LG전에서 선발투수 정용운이 3이닝 만에 강판당하는 변수를 맞이했으나 4회부터 한승혁-고효준-손영민-심동섭-김윤동이 차례로 등판해 무실점을 합작했다. 그간 KIA에게 쉽지 않아보이던 불펜야구를 선보인 것.
↑ KIA의 마무리투수로 자리매김한 김윤동(사진). 다만 불안한 불펜진 사정 탓에 비중이 너무 높아져 김기태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KIA 뿐만 아니다. 최강불펜을 자랑하던 NC 역시 근래 불펜진이 흔들리는 일이 잦다. 18일 경기는 이를 여실히 보여줬는데 앞서고있던 7회말 이민호-김진성으로 이어지는 계투진이 7실점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단순 한 경기에 그치는 게 아니라서 더 문제다. 철벽이던 마무리투수 임창민은 근 한 달 사이 두 번이나 블론세이블를 허용했으며 김진성의 10경기 평균자책점은 7점대에 달한다. 임창민도 4.22로 결코 낮지 않다.
롯데는 선발진뿐만 아니라 불펜까지 총체적 난관이다. 최근 유달리 더 도드라지는데 이유는 연쇄이탈 중 근근이 지탱하고 있는 선발진을 불펜이 전혀 메워주고 있지 못하기 때문. 13일 KIA전 경기 중반 승기를 잡았으나 이내 필승조인 윤길현이 역전을 허용했고 14일에도 간신히 만든 경기 중반 리드를 배장호가 허무하게 날려버렸다. 주말 넥센과의 3연전도 경기 중후반 나오는 불펜투수들마다 버텨낼 힘이 없어보였다. 현재는 마무리투수, 필승조, 다크호스 이런 개념이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 롯데 역시 윤길현(사진)등 필승조가 신뢰를 보여주고 있지 못해 고민이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10개 구단 모두가 고민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10개 구단 모두가 불펜에 대해 고민한다. 특히 시즌 반환점을 앞둔 상태에다가 무더위까지 심해지며 불펜 과부하는 더욱 심화되는 추세. 굳건한 불펜이 자랑이던 LG 역시도 최근 지친 기색이 이따금씩 나오고 있다. 16일 KIA전 때는 8점차 리드에서 경기 후반 한 점차 턱 밑까지 쫓기며 불안감을 자아내기도 했다. 다만 18일 경기서는 오히려 7점차로 밀리던 경기를 뒤집었는데 1회부터 불펜투수들이 총 출동해 대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해주기도 했다. 또 선발투수인 헨리 소사가 깜짝 불펜투수로 투입돼 새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고질적으로 불펜이 약점으로 꼽히는 두산, 마무리투수 공백에 대안자원들도 만족스럽지 못한 SK, 총체적 문제를 안고 있는 kt 역시 고민이 깊다. 상승세에 탄력을 달아주지 못하는 삼성의 불펜, 각종 지표를 싹쓸이했던 지난해와 많이 다른 넥센의 불펜, 언제나 마운드가 고민인 한화까지.
▲힘겹지만 그래도…
이렇듯 불펜을 키우고 꾸리는 것은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비관적인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KIA는 중심이 없던 마무리투수 자리에 김윤동이 확실히 안착하고 있다. 임창용의 빈자리를 넘어 확실히 역할에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넥센은 김세현이 부진하지만 김상수가 이를 메워주고 있으며 한화 정우람은 쉽지 않은 상황 속 4년 연속 10세이브 소식을 전했다. 들쑥날쑥한 면이 있지만 장필준-최충연-장원삼도 삼성 불펜에서 한결 나은 존재감을 과시 중이다.
↑ 불펜이 강점이었던 NC 역시 최근 이상신호가 몇 차례 발생해 고민이다. 사진=김영구 기자 |
▲불펜에서 엇갈릴 희비
당연한 논리지만 무더운 여름나기 및 힘겨운 9월 순위경쟁은 불펜싸움에서 희비가 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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