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힘겨운 여름나기를 하고 있다. 벌써 6연패, 6월 셋째 주에 열린 6경기를 모두 졌다. 내려가는 흐름인데, 그 속도가 엄청 빠르다. 꼬여있는 실타래가 더욱 엉켜버리는 형국이다.
롯데는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3-14로 대패했다. 이날 패배로 6연패 수렁에 빠진 롯데는 29승37패로 7위에 머물렀다. 이제 5위 SK는 6경기 차로 벌어진 반면, 8위 한화는 1경기 차로 좁혀졌다. 5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이 목표였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쉽지 않다. 6월 들어 승률이 좋지 않다. 롯데는 5월까지 25승25패로 승률 5할을 맞췄다. 하지만 6월 4승12패다. 더구나 패하는 과정이 좋지 않다. 이번 넥센과의 주말 3연전에서는 모두 선취점을 내주고 역전패를 당했다. 16일 경기에서는 출전선수명단을 잘못 제출하는 바람에 간판타자 이대호(35)가 빠지고, 선발 노경은(33)이 4번타자로 두 타석에 들어서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최근 들어 나사 빠졌다는 비난에 시달리는 롯데를 보여주는 단적인 장면이기도 했다.
↑ 18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진 2017 프로야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롯데는 6연패의 깊은 수렁에 빠졌다. 이날 롯데 조원우 감독과 이대호, 최준석은 삭발을 하고 나왔지만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롯데 마지막 타자 이대호가 땅볼로 아웃되면서 경기가 끝나자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여기에 벤치의 운영도 오락가락이다. 선발투수들의 부진과 부상으로 전체적인 선발로테이션이 붕괴됐지만, 마땅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고육지책으로 부진으로 2군에 내려 보냈던 레일리를 10일 만에 부랴부랴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호투를 펼치며 지난 14일 사직 KIA전 선발로 나서,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던 좌완 김유영(23)이 18일 불펜으로 나오는 등 마운드 운영은 예측 불가한 상황이다. 김유영은 KIA전 호투로 당분간 선발로 기회를 잡는 듯 했다. 최근까지 선발로 나섰던 박진형(23)도 부진을 거듭하다, 최근 2군에 다녀온 뒤 불펜으로 나서고 있지만, 피칭 내용은 좋지 않다. 마무리 손승락(35)은 최근 좋지 않은 분위기 속에 개점휴업을 하다가 일주일만인 18일 경기에서 2-14로 뒤진 8회말에 등판했다.
타선 구성도 마찬가지다. 앞서 롯데는 지난 5월 팀 타선이 전체적으로 부진에 빠지자, 이대호를 근 10년 만에 4번이 아닌 3번으로 기용했다. 하지만 이대호와 최준석(34)을 붙여서 배치하는 타선을 고수하다가, 18일 넥센전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둘을 떨어뜨렸다. 이대호가 3번, 최준석이 5번이었고, 전준우(31)가 4번으로 나섰다. 거구인 이대호와 최준석을 붙여놓으니 병살타가 많아져 공격 흐름이 끊기는 단점이 있었다. 올 시즌 롯데는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68개의 병살타를 기록했는데, 이 중 26개를 최준석(16개)과 이대호(10개)가 쳤다. 결과는 대패로 좋지 못했지만, 둘을 떨어뜨려놓는 시도는 분명 늦은 감이 없지 않았다.
↑ 18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진 2017 프로야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롯데는 6연패의 깊은 수렁에 빠졌다. 이날 롯데 조원우 감독과 이대호, 최준석은 삭발을 하고 나왔지만 무기력하게 3-14로 대패하고 말았다. 사진=김재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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