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가 양적으로, 질적으로 많이 발전했다. 팀의 트레이너 시스템 역시 수적이나 장비 면에서 등 많은 발전이 있었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이 있어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팀별로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병원과 주치의가 연결된 메디컬 팀이 있고, 이 메디컬 팀은 의학적 검사를 통해 부상을 진단하는 역할을 하며, 부상선수를 회복시키는 것이 주요 업무이다.
야구팀에서 부상의 진단 및 회복은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회복이후 체력을 강화시키는 부분 역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최근 10여 년 간 재활 운동 및 부상 진단 시스템은 많이 발전했다. 하지만 재활운동이후 선수들의 체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퍼포먼스 향상 시스템 준비는 미국에 비해 걸음마 수준이다.
↑ 지난 5월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 경기 5회말 2사에서 SK 중견수 조용호가 두산 양의지의 타구를 잡으려다 착지 과정에서 발목을 부상을 입었다. 조용호는 결국 엠뷸런스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진=김영구 기자
부상 선수가 회복 되었다면 강화를 위한 트레이닝이 필요한데 국내에는 강화에 대한 전문가가 그리 많지 않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전문가는 많은데 부상을 회복시키는 전문가(트레이너)와 체력강화를 시키는 전문가(퍼포먼스 코치)를 구분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트레이너는 부상 회복의 관점으로 선수를 바라보기 때문에 재활운동을 기반으로 일을 하게 되고, 퍼포먼스 코치는 체력을 증가시키는 목적으로 트레이닝을 진행하기 때문에 선수를 관리하는 목적이 다르다. 이 두 전문가의 전문성이 융합되어야 부상을 회복하고 회복된 선수가 이전의 체력 이상의 수준으로 강화된다. 현재 프로야구팀의 시스템은 이 두 가지 조직을 구분하지 않고 두 가지 일을 한명의 트레이너가 같이 하고 있어 전문성을 발전시키기 어려운 실정이다. 팀별로 트레이너의 수가 보통 7~9명까지 늘어났기 때문에 업무의 구분을 통해 전문성을 발전시키는 변화가 필요한 시기이다.
↑ 어깨 불안정성이 있는지 트레이너가 선수의 어깨 상태를 확인하는 모습
미국 메이저리그의 예를 들면, 부상 선수의 최초 관리는 의사가 진단과 치료를 하게 되며, 그후 트레이너 파트에서 몸을 회복시키는 초기 재활 과정을 진행한다. 이후 퍼포먼스 코치 주도 아래 선수를 부상 이전의 체력 상태로 만드는 트레이닝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회복한 선수는 기술 코치가 기술적 문제를 교정해 그라운드에 복귀하게 된다. 일반적인 순서가 그렇다. 류현진(30)이 뛰고 있는 LA다저스에도 네일(Neil Rampe)이라는 수석 트레이너와 브랜든(Brandon McDaniel)이라는 수석 스트랭스코치가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소통을 하면서 선수를 관리하고 있다.
↑ 선수의 가속 스피드 향상을 위한 퍼포먼스 트레이닝 장면
한 사람에게 여러 가지 일을 시키는 것이 그 사람을 잘 활용하는 것처럼 보여질 수 있다. 그러나 깊이 들여다보면 여러 가지 일을 하게 되면서 전문성은 없어진다는 점도 고려해야한다. 한국과 미국의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재활과 강화라는 측면에서 비교해 보면 현재 한국 프로스포츠에서는 재활보다는 강화를 시키는 전문 분야가 절실하다. 한국의 야구 선수들의 체력이 예전에 비해 떨어진 것이 대형선수가 사라진 큰 이유이라고도 볼 수도 있다. 과거에 비해 현재의 선수들이 체격은 커졌지만 체력(내구성)은 많이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재활도 필요하지만 다치지 않게 체력을 강화시키는 예방적 강화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김병곤 스포사피트니스 대표 트레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