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강윤지 기자] “사실은 6회까지 던지고 싶었는데, 9회를 앞두고도 감독님이 쳐다보지를 않으시더라고요.”
SK 와이번스 문승원(28)이 생애 첫 완투승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문승원은 지난 20일 문학 NC전에 선발 등판, 9이닝 7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시즌 3승(5패)을 거뒀다. 완투승은 데뷔 처음이었다.
21일 경기 전 문승원의 표정은 밝디밝았다. 경기 전 여느 때보다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는데 결과는 최상이었다. 간밤에 축하 메시지도 많이 받아 특별한 하루의 기억은 생생히 살아있었다.
↑ 전날 데뷔 첫 완투승을 기록한 문승원이 21일 생생한 이야기를 전했다. 사진=MK스포츠 DB |
문승원은 최근 6경기를 치르는 동안 2일 한화전(4⅓이닝 3실점)을 제외하고는 매번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분명한 기점이 있었다. ‘120구’였다. 5월 16일 문학 삼성전서 6이닝 동안 5실점(4자책)했는데, 총 120개의 공을 던졌다. 트레이 힐만 감독은 120구라는 시즌 최다 투구수를 기록하는 동안 교체하지 않았던 이유로 “위기를 스스로 극복하기를 바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감독의 뜻을 고스란히 체화한 덕분인지, 이후 승승장구다.
문승원은 “120구 이후로 많이 깨달았다. 요즘에는 ‘세게’가 아니라 ‘정확하게’ 던진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이전까지는 안타를 맞지 않으려 했는데 이제는 타자들이 빨리 쳐서 안타가 되든 아웃이 되든 상황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결과가 좋아 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5~6이닝만 버티면 좋겠다고 생각한 날, 문승원은 7회에도 8회에도 그리고 9회마저 마운드 위에 있었다. 그는 “사실 어깨도 무겁고 덥고 힘들어 6회까지만 던지고 싶었다. 9회 시작 전에는 가만히 있었는데 감독, 코치님이 나를 쳐다보지도 않으시더라. 그래서 9회에도 나가야 되는구나 싶어서 나갔다”고 웃었다.
예기치 못한 완투였는데 1실점(비자책)으로 완봉승은 놓쳤다. 그래도 싱글벙글이다. “아직까진 완봉 할 실력은 아닌 것 같다. 완투에 만족한다”며.
문승원은 “체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작년에는 5월이 되면서 체력이 떨어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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