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지난 23일 고척 LG-넥센전의 승부처는 6회초였다. 2-4로 뒤진 LG는 무사 1,3루서 양석환(26)의 내야 땅볼 뒤 1,3루 주자였던 박용택(38)과 이천웅(29)이 모두 아웃됐다. 매섭게 추격하던 LG는 힘을 잃었고 넥센에게 3-8로 졌다.
24일 만난 양상문(56) LG 감독은 하루 전날 경기를 복기하면서 “6회초 1점을 더 뽑아 (3-4로 1점차까지 쫓아갔다면)상황이 달라질 수 있었을 텐데 많이 아쉽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LG는 정상적인 베이스러닝을 펼쳤다고 강조했다. 양 감독은 “넥센의 수비가 잘 했다. 포수 박동원(27)의 판단이 좋았다”라고 했다.
↑ LG의 이천웅(왼쪽)이 23일 고척 넥센전 6회초 무사 1,3루서 양석환의 내야 땅볼 이후 김하성(오른쪽)의 태그에 아웃됐다. 이 과정에서 박용택마저 아웃돼 LG는 1사 1,2루가 아닌 2사 1루가 돼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박동원은 3루수 김민성(29)과 3루 주자 이천웅을 가두고 압박하면서 박용택이 3루까지 달려가는 걸 놓치지 않고 3루를 커버한 유격수 김하성(22)에게 토스해 아웃시켰다. 김하성은 곧바로 이천웅에게 달려가 태그했다.
장정석(44) 넥센 감독도 “6회초 위기를 잘 막은 게 결정적인 승인이었다. 박동원이 기막힌 타이밍에 3루로 송구했다”라며 박동원을 칭찬했다.
시즌 초반 수비가 흔들렸던 넥센이 아니다. 넥센은 이 경기의 3회초에도 이형종(28)의 장타 뒤 홈까지 달려가던 조윤준(28)을 김하성의 정확한 송구로 잡았다. 2번의 나이스 수비였다.
장 감독은 “수비 미스로 무너질 경우가 충격 여파가 크다. 지속적으로 수비를 강조하고 있는데 (시즌 초반보다)좋아지고 있다. 홍원기(44) 수비코치가 많이 신경 쓰고 있다”라고 전했다.
시뮬레이션 수비 효과가 컸다. 넥센은 평소 수비 훈련 시 다양한 상황을 대비했다. 홍 코치는 “1년에 몇 번 일어나지 않을 상황이었다. 경우의 수를 여러 가지 두지만 아웃카운트 1개(3루 주자 아웃)를 잡는 것이 원칙이다. 어제 같은 경우에는 선수들이 잘 대처했다”라고 밝혔다.
↑ 넥센 히어로즈의 홍원기 수비코치. 사진=옥영화 기자 |
그렇지만 홍 코치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묻어있었다. 2번의 수비가 좋았으나 6회초 위기를 초래한 과정이 불만스러웠던 것. 넥센은 선두타자 이형종을 야수 실책으로 내보냈다. 이후 LG의 연속 안타가 터졌다. 자칫 분위기가 LG로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넥센의 시즌 44번째 실책. 넥센은 23일 현재 LG(39개) 다음으로 실책이 적은 팀이다. 그러나 더 단단한 팀이 돼야
더욱이 23일 경기는 에이스 앤디 밴 헤켄(38)이 등판한 경기였다. 상대 선발투수도 중심축인 헨리 소사(32)였다. 빅매치에는 공격보다 수비가 더 중요시 된다. 그 부분에서 조금 더 긴장하고 집중해야 한다는 홍 코치의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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