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넥센이 이틀 연속 짜릿한 뒤집기를 연출하며 4연승의 신바람을 냈다. “오늘은 칭찬해주고 싶은 선수가 많다”는 장정석(44) 감독의 발언대로 넥센의 팀워크는 최고였다.
그 가운데 가장 돋보였던 선수는 타석에 선 타자가 아닌 마운드 위의 김세현(30)이었다. 그는 부활의 날개를 폈다.
지난해 세이브 1위를 차지했던 김세현은 올해 고전했다. 스프링캠프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그에게 반전의 기회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엔트리 말소만 두 차례 경험했고, 이제 마무리투수도 그의 보직이 아니다.
↑ 넥센 히어로즈의 김세현(오른쪽)은 복귀 이후 첫 등판 경기에서 2이닝 4탈삼진 무실점의 역투를 펼쳤다. 사진=김재현 기자 |
지난 6월 29일 엔트리에 등록된 김세현이 출격 명령을 받기까지 6일이 걸렸다. 지난 5일 고척 한화전에서 7회초 등판했다. 넥센이 추격의 고삐를 당기며 6-7로 쫓아가던 시점이었다.
김세현은 7회초 공 14개로 3타자 연속 탈삼진을 잡았다. 분위기가 완전히 넥센에게 넘어갔다. 넥센은 7회말 김민성과 박동원의 홈런 2방에 힘입어 10-7로 뒤집었다. 김세현은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다시 한 번 무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봉쇄했다. 김세현의 이날 최고 구속은 152km. 구위도 회복해 한화 타자를 압도했다.
이제야 김세현다운 투구를 펼쳤지만 김세현의 표정은 들뜨지 않았다. 김세현은 “지금껏 이렇게 던져야 했는데 부진이 너무 길었다”라고 했다.
다시 일어서는데 특별한 계기는 없었다. 그저 했던 대로 할 따름이었다. 꾸준한 노력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김세현은 “심적으로 힘들지 않았다. 스스로 이겨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내가 좋지 않구나’라고 인정하면 됐다”라며 “새로운 건 없었다. 평소처럼 운동했다. 자연스레 돌아왔다”라고 밝혔다.
넥센이 한화를 12-7로 이기면서 김세현은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첫 승. 그리고 지난해 6월 25일 잠실 LG전 이후 375일 만에 승리였다. 김세현은 “승리투수 기록에 연연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팀의 승리다”라고 강조했다.
김세현은 현실을 받아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