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투수 정대현(26)은 지난주 두 번 깜짝 놀랐다. 7일 kt 위즈에서 넥센으로 트레이드됐다는 소식에 귀를 의심했으며, 8일 1군 선수단이 있는 대구로 가라는 통보에 또 한 번 놀랐다.
당초 그의 1군 합류는 예정에 없었다. 2군에서 몸을 만들면서 점검을 받을 예정이었다. 선발 등판할 준비도 해야 했다. kt에서 선발투수로 뛰던 정대현은 6월 이후 불펜에서 활동했다.
하지만 변수가 발생했다. 넥센은 조상우의 휴식이 필요했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1군 엔트리에 등록하기 위함도 있다. 조상우는 18일부터 엔트리 등록이 가능하다.
↑ 정대현은 이제 넥센 히어로즈 선수다. 사진(잠실)=이상철 기자 |
넥센은 8일 정대현을 긴급 호출했다. 그리고 그날 삼성 라이온즈전에 정대현을 투입했다. 팀이 2-8로 크게 뒤진 상황이었다.
정대현은 첫 타자 이승엽을 삼진 아웃으로 처리하더니 6회 2사까지 역투를 펼쳤다. 10타자를 상대한 그는 2⅓이닝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의 기록과 함께 마운드를 내려갔다.
성공적인 데뷔 무대였다. 정대현이 호투하는 사이 넥센은 5회 6득점을 하며 8-8 동점을 만들었다. 7회 김하성의 결승 홈런으로 뒤집기를 연출했다. 정대현이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정대현은 “갑작스레 기회가 찾아왔다. 운이 좋았다. 딱히 부담은 없었다. 하던 대로 하자고 마음먹었다. 결과가 좋게 나와 다행이다”라며 웃었다.
생각하지 못한 트레이드와 예상보다 빠른 데뷔전이었지만, 정대현은 넥센에서 새로운 성공을 꿈꾸고 있다. 그는 “해보니 똑같은 야구더라. 팀만 옮겼을 따름이다. 준비를 잘 해서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넥센은 정대현의 활용을 폭넓게 계획하고 있다. 불펜은 물론 선발투수로도 기용할 수 있다. 정대현의 목표는 간단하다. 최대한 많은 경기를 뛰는 것이다.
정대현은 “현재 특별한 목표는 없다. 계속 엔트리에 남아 많이 (경기에)나가는 게 목표다. 환경이 바뀐 것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꾸준하게 공을 던져야 하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정대현은 2010년 프로에 입문했다. 그러나 1번도 포스트시즌을 경험하지 못했다. 넥센에서는 가을야구를 꿈꿀 수 있다. 넥센은 10일 현재 44승 1무 38패로 4위에 올
정대현은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은)9월까지 가봐야 알 수 있다. 그래도 (가을야구를)해본 적이 없어 기대가 크다”라며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그리고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돕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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