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끝내 홈런을 기록하지 못했으며 미스터 올스타도 수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마지막 올스타전에 모든 걸 쏟았기에 이승엽(41·삼성)은 활짝 웃었다. 그는 지금 이 순간이 야구를 시작한 이래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이승엽은 15일 개인 11번째 올스타전을 뛰었다. 올해를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나는 그에게는 마지막 올스타전이다. 그는 홈런을 날려 팬에게 감사의 선물을 드리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드림올스타 5번 지명타자로 배치된 이승엽은 총 6번의 타석에 섰다. 2루타와 볼넷을 기록했지만 홈런을 날리지 못했다.
이승엽은 “어떻게든 홈런 하나를 치려고 풀스윙을 했는데 안 된다. (이제 나도)늙었나 보다. (올스타전 MVP를 못 탔는데)내 복인 것 같다. 내 능력은 여기까지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 이승엽은 15일 열린 2017 프로야구 KBO 올스타전에서 두 아들(이은혁 군, 이은준 군)과 함께 시구를 한 뒤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구)=천정환 기자 |
이어 그는 “9회 타석이 주어졌다. (대량 득점으로)타순이 너무 많이 돌아 더 이상 안 와도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무조건 홈런 하나는 치자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안 되더라. 그래도 삼진은 안 당했다”라고 말했다.
3회 두 번째 타석이 못내 아쉬울 수 있다. 배영수(한화)의 인코스 높은 공을 맞혔지만 타구는 파울 홈런이 됐다. 이승엽은 “공이 몸쪽 깊숙이 날아왔다. 맞히는 순간 파울이었다”라며 “(나눔올스타의 투수들이)초반에 좋은 공을 주던데 중반으로 갈수록 (홈런을)안 맞으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후회 없이 모든 걸 해보고 싶다던 이승엽이었다. 홈런만 빼고는 다 해봤다. 이대호(롯데)와 약속한 홈런 세리머니도 두 번이나 펼쳤다. 이승엽은 “(이)대호가 ‘왜 그렇게 어설프게 하냐’고 핀잔을 줬다. 하도 오랜만이라 갑자기 생각이 안 나 당황했다”라며 웃었다.
이승엽은 두 아들과 시구를 했다. 더그아웃에서 함께 경기를 지켜보기도 했다. 이승엽에게는 새로운 경험이다. 두 아들에게도 즐거운 추억이다.
이승엽은 “큰 아들(이은혁)은 못 던졌다고 아쉬워하고, 작은 아들(이은준)은 못 쳤다고 짜증을 내더라. 두 아들에게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이런 기회가 언제 또 올까.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모든 것이 다 잘 됐다”라고 전했다.
↑ 이승엽의 올스타전 마지막 타석. 그는 끝까지 홈런을 날리고 싶었다. 사진(대구)=천정환 기자 |
이승엽의 마지막 올스타전은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그 어느 때보다 더 이승엽을 연호한 야구팬이다. 이승엽은 “내 이름을 불러주시고 함성을 질러주셔서 힘이 많이 났다. 표현을 잘 못하는 편인데 감사인사를 꼭 드리고 싶다”라고 전했다.
선수 이승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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