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카를로스 비야누에바(34)는 ‘후반기 전패’ 한화에게 구원의 빛이었다. 팔꿈치 통증으로 30일 만에 등판한 비야누에바는 역투를 펼쳤다. 그러나 그는 이번에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결과는 앞선 2번의 복귀 무대와 다르지 않았다.
비야누에바는 후반기 평균 10.8득점의 두산 타선을 압도했다. 유일한 결점은 2회 닉 에반스에게 던진 슬라이더. 포수 허도환이 리드한 아웃코스가 아닌 인코스 높게 날아간 실투였다. 그 공 1개, 그리고 에반스(5회 파울 홈런 후 볼넷)와 대결만 빼면 훌륭했다.
비야누에바는 한화의 1선발이다. 평균자책점 2.83으로 한화 선발진 중 가장 우수하다. 퀄리티스타트 비율도 70%였다. 2승 밖에 없으나 승운이 따르지 않았을 따름이다.
↑ 한화 이글스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는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1피홈런 1실점의 역투를 펼쳤다. 사진=김영구 기자 |
그에게 또 하나의 부족한 점은 잦은 이탈이다. 말소만 3번이었다. 모두 다 부상(오른 팔꿈치 2번-왼 새끼손가락 1번)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건강한’ 비야누에바는 한화에게 가장 믿을 구석이다.
비야누에바는 의지가 넘쳤다. 23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6이닝 100구’를 공언했다. 오랫동안 빠진 만큼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의욕이었다. 이상군 감독대행은 “상황을 지켜봐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밝혔지만, 한화 불펜 투수들이 일찍 몸을 풀 필요는 없었다.
비야누에바는 자신이 한 말을 행동을 옮겼다. 6회까지 책임졌다. 투구수는 81개. 간결하면서 공격적인 투구가 인상적이었다. 이닝당 최다 투구수가 17개(4·6회)였으며, 2명 이상 출루를 허용한 적이 없다. 득점권에 주자가 나간 것도 6회 박건우의 2루타 이후였다. 이어진 1사 2루(김재환 2루수 땅볼) 및 2사 3루(오재일 1루수 땅볼) 위기를 다 막았다.
부족한 실전 감각 우려도 지웠다. 비야누에바는 퓨처스리그 경기 혹은 연습경기 없이 마운드에 올랐다. “불펜 투구만으로 충분하다”고 자신했던 비야누에바다. 앞선 2번의 복귀 과정과 같았다. 그리고 그는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투심, 속구,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모든 공이 훌륭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복귀전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비야누에바는 팀이 4-1로 리드한 상황에서 바통을 넘겼으나 불펜이 7회 3점을 내주면서 그의 승리투수 요건이 사라졌다. 지난 6월 11일 대전 삼성전과 같은 패턴이었다. 비야누에바는 3번의 복귀 무대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했지만 번번이 동료의 지원사격이 부족했다.
또한, 그의 복귀 무대에서 한화는 1번도 이기지 못했다. 뒷심이 부족했다. 이날도 9회 2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2루수 정근우의 실책 이후 개인 통산 700번째 경기에 출전한 정우람이 크게 흔들렸다. 장타, 폭투, 사구, 적시타로 동점 허용 후 2사 만루서 끝내기 폭투(통산 32번째). 한화는 7-8로 패하며 6연패와 함께 9위로 추락했다.
◆비야누
5월 16일 고척 넥센전 1-2 패 | 6이닝 1피홈런 5탈삼진 2실점(패)
6월 11일 대전 삼성전 4-7 패 | 6이닝 1피홈런 6탈삼진 3실점(-)
7월 23일 잠실 두산전 7-8 패 | 6이닝 1피홈런 2탈삼진 1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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