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한국야구의 미래와 희망을 짊어지고 출범한 선동열호. 선동열(54) 야구대표팀 감독은 전임감독으로서 향후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해야 할 일이 많다. ‘고척 참사’로 무너진 한국야구의 국제대회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이며 더 나아가 2008년 베이징올림픽, 1,2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당시의 영광을 재현하는 것이 두 번째다. 순조로운 세대교체 또한 필수과제. 무엇보다 궁극적으로는 각종 내우외환에 휩싸여 팬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KBO리그가 다시 한 번 국민들과 야구팬들에게 감동과 환희를 안겨줄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선동열 감독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야구계 안팎에서는 이번 전임감독제 실시 및 선 감독의 선임에 대해 호평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제도에 있어서는 당연히 해야 할 전임감독제이며 잘 이뤄진다면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는 기류가 많았다. 선 감독 역시 한국야구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경험과 경륜, 능력을 갖춘 인사라는 평가에 의심이 없었다.
↑ 선동열(사진) 감독이 24일 향후 3년여간 야구대표팀을 이끌 새 수장으로 선임됐다. 사진(서울 도곡동)=천정환 기자 |
한국 야구대표팀의 역사이자 야구계 대표원로인 김인식 KBO 총재특보(이하 김 특보)는 “현재 리그에도 (에이스급) 투수가 너무 없는 게 현실이다. 대표팀을 꾸릴려면 에이스급 투수가 10명 정도는 돼야 하는데 지금 상황이 그렇지 않다. 타고투저도 그런 데서 기인한다”라며 “선 감독이 그동안 대표팀 투수코치로 많은 활약을 했다. 그런 부분(마운드 운용)에서 잘 해낼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 감독이 어려운 시기 맡게 됐다. 2020년 도쿄올림픽 때까지 잘 해줬으면 좋겠다. 어려운 점이 많겠지만 잘 참아내며 해나갈 것”고 평가와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선 감독과 함께 KBO역사를 만든 대표투수이자 대표팀에서 함께 코치로 활동 했던 송진우 전 코치(이하 송 코치) 역시 “(선 감독이) 적임자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하다. 대회 때 보니 투수교체 타이밍도 남다르고 명확했다. 맥을 잘 짚는다. 우리나라가 국제대회서 반등해야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적임자가 분명하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대표팀 전력분석 업무를 맡았던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이하 이 위원)은 “잘 됐다. 국제대회 전력분석을 해보니 연속성이 중요하더라”고 말했고 역시 전임감독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찬성했던 최원호 SBS스포츠 해설위원(이하 최 위원)도 “잘된 일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바로 앞 국제대회만 생각해서 선수를 뽑았다. 이제부터는 가장 큰 대회를 타켓으로 할 수 있기에 대표팀 구상이 훨씬 더 효율적으로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 야구계 전반에서는 선동열(왼쪽) 감독의 풍부한 경험과 능력에 대해 호평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사진=MK스포츠 DB |
새로운 대표팀 시대에 맞춰 필요한 요구조건, 자격, 로드맵 등이 벌써부터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동열호가 단기간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천천히 그리고 정확하게 발전을 이뤄나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 특보는 “늘 국내리그를 주시해야 한다. 대회마다 선수들이 바뀔 확률이 크다. 더군다나 리그 일정으로 (대표팀) 훈련기간은 짧을 수밖에 없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별로 무엇이 필요하고 누가 적합한지 항상 주시하고 살펴봐야 한다. 이런 부분이 매우 어렵기에 선 감독이 미리부터 선수들을 주시하고 리그를 주목해야 한다”고 경험에서 나온 뼈있는 조언을 담았다.
송 전 코치는 “이제 전임감독이 장기적 시각으로 대표팀을 끌고 가야 한다. 좀 더 미래를 보는 투자를 해야 하지 않을까. 궁극적으로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향하고 있기에 새 대표팀은 차근차근 준비를 해야할 것이다”고 주문했다.
이 위원도 “결국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이 목표가 아니겠나. 각 요소에 있어 장기적인 관점으로 체계적인 일원화 시스템을 도입, 지금 당장이 아니라 올림픽 등에 맞춰 선수들을 성장시키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게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 위원도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가 항상 선수들을 준비하고 리스트업해야 한다. 당장의 대회보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준비한다는 생각으로 미래를 내다보는 구성이 필요하다”라며 “전체적으로 60~70%는 이에 맞게 준비하고 나머지 취약포지션 정도에 베테랑 선수들이 힘을 보태는 것이 이상적이다”고 덧붙였다.
↑ 선동열호는 지난 고척참사 아픔 씻어내기는 물론 향후 3년 여간 한국야구의 국제경쟁력을 다시 키워내야 하는 쉽지 않은 미션을 앞에 뒀다. 사진=MK스포츠 DB |
야구계 전반에서 환영하는 일이지만 팬들에게는 이 전임감독제가 아직 생소한 부분도 분명히 있다. 매 대회별 평가와는 무관하게 묵묵히 밀고가야 하는 전임감독시스템. 결과에 대한 아쉬움과 기대가 존재할 수밖에 없음에도 계속 믿어주기만 해야하는 것일까. 올바른 자세는 무엇일까 고민하는 팬들이 다수다.
수많은 국제대회를 경험했던 김 특보는 “아무래도 팬들은 대회 때마다 성적을 바랄 수밖에 없다. 이제 (전임감독이 도입됐으니) 팬들도 참고 기다려주셨으면 좋겠다. 선수들은 대회마다 변할 수 있고 각종 변수도 많다. 그런 부분에 있어 팬들께서 선수들이 서서히 (실력이) 늘어가는구나라는 마음으로 바라봐주셨으면 좋겠다”고 경험에서 나온 당부사항을 전했다.
역시나 다수의 국제대회를 겪으며 희노애락을 경험한 송 전 코치는 “전임감독제가 도입됐다고 해서 모든 면에서 성과를 얻고 성공할 수는 없다. 팬들께서 선 감독이 앞으로 하고자하는 야구를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 결과는 선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안고 가겠지만 선수들에 대한 정보를 꾸준히 제공해주는 역할은 충분히 해줄 것이라 이해하면 된다. 한국야구가 한 걸음 나아가는데 일조할 것이라 기대하며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부담이 많은 자리일 수밖에 없다. 지금이 아닌 올림픽까지 가는 여정을 지켜봐달라. 물론 그 과정서 성적도 중요하지만 과거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축구대표팀을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네덜란드) 감독을 떠올리면 좋을 듯하다. 히딩크호도 평가전 때 0-5로 많이 패배해 별명이 ‘오대영’인 적이 있지 않았나. 하지만 월드컵 결과는 어땠나. 목표를 올림픽에 두고 그 전은 과정이라고 생각해달라“고 강조했다.
최 위원도 평가전개념과 유사한 맥락에서 “결국 올림픽이라고하는 큰 대회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 그 전은 올림픽을 향한 시뮬레이션이라 생각하면 될 듯하다. 선수들이 3년 뒤에 얼마만큼 성장해 있을지 지켜보고 그 때(2020년)가서 평가해도 늦지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 선동열호는 당장 오는 11월부터 열릴 2017아시아 챔피언십에서부터 각종 중요한 과제를 점검할 예정이다. 사진(서울 도곡동)=천정환 기자 |
선 감독은 24일 취임 기자회견자리서 “최고의 팀을 만들겠다.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라며 “궁극적 목표는 2020년 도쿄올림픽”라고 분명히 밝혔다. 전임감독의 긴 호흡으로서 향후 한국야구의 새 패러다임 제시, 그리고 잃어버린 국제대회 경쟁력을 되찾겠다는 포부로 가득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을 향해서는 “과거에 비해 태극마크에 대한 자부심이 많이 떨어졌다. 이런 부분을 강조하고 싶다”며 의식개선을 촉구했다.
야구계 안팎에서는 선 감독을 향해 기대하면서 동시에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이라 내다봤다. 국제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예년보다 더 힘들어진데다가 세계야구 흐름과 환경도 수시로 바뀌고 있기 때문. 다만 선 감독의 풍부한 경험과 노련함이 감독으로서 재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감만큼은 숨기지 않았다.
팬들을 향한 당부사항에도 한 목소리를 냈다. 요지는 전임감독제가 만능은 아니라는 것. 그래도 한국야구의 발전을 위해서 분명 필요한 제도이고 능력 있는 인사가 맡았으니 일희일비 하지말고 장기적 시각에서 응원하고 지켜봐주자는 게 핵심이다.
야구팬들, 더 나아가 국민들은 2000년대 중반 국제대회서 승승장구하는 한국야구를 바라보며 꿈을 키웠고 활력을 얻었다. 이는 프로야구의 중흥기로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프로야구는 양적으로는 규모가 늘었지만 질적으로도 성장했는지에 대한 의문부호가 많다. 지난 3월 WBC ‘고척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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