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황석조 기자] 경기를 앞두고 양 팀 사령탑이 일제히 칭찬한 선수가 있으니 바로 kt 선발투수 라이언 피어밴드(31)다. 그는 몇 시간 뒤 결과를 통해 자신이 왜 에이스인지, 모두의 극찬 대상인지를 증명해보였다. 다만 승리투수만 따내지 못했을 뿐이다.
피어밴드는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7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1-1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와 승패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팀 또한 연장 접전 끝 패했다. 지난 6월3일 롯데전 이후 끊어진 선발승은 또 다시 다음 기회로 미뤘다.
비록 올 시즌 7승에 그치고 있는 피어밴드지만 그 내용을 뜯어보면 의심할 여지없는 kt, 나아가 리그 대표 에이스다. 부족한 팀 타선 지원 속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평균자책점도 2점대를 달리며 리그 최고투수에 도전하는 중이었다. 너클볼 같은 장기를 가지고 있기에 더욱 강점을 나타냈다.
↑ kt 라이언 피어밴드(사진)가 승패와 상관없이 호투를 펼쳤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김진욱 kt 감독 역시 소속팀 선수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소속팀 선수기에 직접적 칭찬을 하지는 않았지만 승리를 기대한다면서 “사실 피어밴드와 계약할 당시 빠른 볼을 기대했다. 그런데 너클볼로 전력투구하지 않아도 운용이 가능하니 그 패턴을 이어가더라”고 평가했다. 더 빠른 볼을 갖춰주길 기대한다는 뉘앙스였지만 한편으로는 그 만큼 믿을만한 너클볼을 소유하고 있다는 덧붙임이기도 했다.
피어밴드는 이날 경기 양 팀 수장의 믿음 혹은 경계에 응답했다. kt에는 안정감을 LG에는 넘기기 어려운 산 역할을 했다. 속구와 너클볼, 체인지업과 커브를 적절히 섞어가며 LG 타선을 공략했다. 위기 상황은 자신이 직접 맨손으로 타구를 처리하는 기백도 펼쳤다. LG 타선은 피어밴드에 막혀 5회까지 이렇다 할 찬스도 마련하지 못했다. 팀도 아슬아슬하게 리드하고 있어 피어밴드는 두 달 넘는 시간 끝에 첫 승이 가능해보였다.
하지만 6회말 앞서 두 타석을 모두 범타로 처리했던 최재원에게 허를 찔렸다. 속구가 제대로 통타 당하며 솔로포이자 동점포를 맞았다.
솔로포 한 방이 아쉬웠다. 물론 더 자세히 들어가면 타선지원이 부족했다. 결과적으로 또다시 승리는 따내지 못했다. 하지만 피어밴드의 완벽투는 기록과 경기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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