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파주) 이상철 기자] 2년 10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단 이동국(38·전북 현대), 그의 대표팀 소집 패션도 화제였다.
이동국은 21일 오후 3시 파주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 소집된 16명의 태극전사 중 가장 마지막으로 합류했다. 2년 10개월 전보다 한결 편안한 기분이었다.
이동국은 검은색 티셔츠를 입었다. 티셔츠에는 막내아들 시안이의 캐릭터와 함께 ‘할뚜이따아!(할 수 있다)’라는 메시지가 새겨져 있다. 이동국이 전하는 메시지이기도 했다. 위기에 처한 한국축구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의지다.
↑ 이동국은 의미 있는 티셔츠를 입고 2년 10개월 만에 축구 A대표팀에 합류했다. 사진(파주)=천정환 기자 |
이동국은 “기념용으로 만든 티셔츠다. 굉장히 중요한 2경기를 앞두고 있다. 애들 응원의 메시지를 담았다”라며 “대표팀에는 누구나 올 수 있지만 아무나 올 수 없다. 그라운드에서 보여줄 것이 많다. 월드컵 본선에 나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 적 없다. 집중해 꼭 본선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마흔이 다 된 이동국은 신태용호 1기에 발탁됐다. 정신적 지주로 뽑힌 것이 아니다. 신태용 감독은 “3년 전과 지금을 비교했을 때 이동국의 기량 차이는 크게 다르지 않다. 이동국은 직접 골을 넣지 못하더라도 팀이 공격포인트를 많이 올릴 수 있는 움직임을 펼치고 있다. 내가 선호하는 유형의 공격수다”라고 말했다.
이동국은 이에 대해 “대표팀 명단 발표 전 감독님과 통화를 했다. 경기 외적인 이유로 선발한다면 원치 않는다고 고사 의사를 피력했다. 그런데 감독님께서 실력을 이유로 뽑는다고 하시더라. 내심 기뻤다. 아직도 내가 더 보여줄 수 있구나라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이동국은 코치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다. 차두리 코치는 그보다 1살 어리다. 김남일 코치도 그보다 2살 많다. 이동국은 “이제는 ‘코치님’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대표팀 생활이)재미있을 것 같다. 상하관계가 아닌 수평관계로 서로 의지하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싶다”라고 했다.
↑ 이동국은 의미 있는 티셔츠를 입고 2년 10개월 만에 축구 A대표팀에 합류했다. 사진(파주)=천정환 기자 |
이동국은 실력으로 보여줘야 한다. 하지만 대표팀은 그에게 희생정신도 바라고 있다. 이동국도 자신의 역할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축구인으로서 외부에서 대표팀을 지켜봤을 때 희생하는 선수가 적었던 것 같다. 몇몇은 혼자 돋보이려는 것 같았다. 대표팀은 모든 선수가 희생해야 한다. 자신보다 옆 동료가 빛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분명 잘 될 것이다. 나 또한 전북에서 했던 역할과 비슷하다. 선수들이 자신이 필요한 존재라는 걸 인식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오는 31일 이란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차전을 갖는다. 그리고 타슈켄트로 이동해 9월 5일 우즈베키스탄과 최종전을 치른다. 이 2경기 결과에 따라 한국의 월드컵 본선 직행 여부가 가려진다.
이동국은 현 대표팀 멤버 중 이란,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가장 많은 골을 기록했다. 그에게 거는 기대감이 크다.
이동국은 “중요할 때마다 이란과 만났다. 좋은 기억이 많지 않다. 그러나 이번에는 홈경기인 데다 벼랑 끝 승부다. 이란전을 승리할 경우 최상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 있다. 이 중요한 순간 이란을 이겨서 본선 진출 확정 짓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동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