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8월의 마지막 금요일, 사직을 제외한 KBO리그 4경기는 끝까지 땀을 쥐었다. 잠실과 대전에서는 8회 역전 결승타를 쳤으며, 마산에서는 9회 끝내기 홈런이 터졌다. 대구 역시 9회 2사 만루의 살얼음판 승부를 벌였다.
25일에만 유독 몰리지 않았다. 영화 같은 극적 승부는 매일 펼쳐지고 있다. 24일에도 잠실과 대구 경기는 8회 승부가 뒤집혔다.
끝날 때까지 숨죽이며 지켜봐야 하는 게 KBO리그의 최근 특징이다. 후반기 들어 부쩍 잦아지고 있다. 순위 다툼도 박 터지고 있다. 뒷심의 차이로 인해 예상 밖으로 전개되고 있다.
↑ 롯데는 가장 많이 역전승(38)을 거둔 팀이다. 특히 후반기에만 17번 역전승을 기록했다. 7회까지 뒤진 경기를 뒤집은 것도 네 차례였다. 사진=김영구 기자 |
KBO리그는 25일 현재 582경기를 치렀다. 80.3%를 소화했다. 승부를 가리지 못한 경기가 7번이었다. 승패의 희비가 가려진 575경기에서 역전승으로 마무리 된 것은 274경기였다. 47.7%였다.
선제 득점이 절대적인 승리를 보장하지 않는다. 그 비율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물고 물리는 접전이 많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후반기는 7월 18일부터 시작했다. 157경기를 치러 2번의 무승부가 있었다. 155승 중 역전승이 80번이었다. 51.6%로 절반이 넘는다. 2경기 중 1경기는 뒤집기였다. 전반기 역전승 비율은 39.8%(420승 중 167승)로 집계됐다. 후반기 들어 무려 11.8%나 비율이 증가했다.
역전승을 좀 더 세분화 해보자. 가장 짜릿한 드라마는 막판 뒤집기다. 7회 이후로 범위를 좁혀도 비율이 늘어났다. 시즌 7회 이후 역전승은 45번이다. 역전승의 16.4%에 해당한다. 후반기 들어서는 20%(80승 중 16승)로 치솟는다.
↑ 두산은 24일과 25일 넥센을 상대로 잇달아 역전승을 거뒀다. 두산은 16번의 역전승으로 후반기 승률 1위에 올라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역전승 비율이 높다고 순위가 높지는 않다. 삼성(53.3%)은 롯데(60.3%)와 더불어 역전승 비율이 50%를 넘지만 9위에 머물러 있다. 기본적으로 삼성은 이긴 경기가 많지 않았다.
역전승 횟수가 많다는 것이 중요하다. KIA는 전반기를 독주 체제로 마쳤다. 2위 NC와는 8경기차였다. KIA의 57승 중 27승이 역전승이었다. 10개 팀 중 가장 많았다. 또한, 7회 이후 역전승 승률이 0.200으로 가장 높았다. 2위 한화(0.114)와도 큰 차이였다.
후반기 역전승 1위는 KIA가 아니다. 롯데(17승)와 두산(16승)이 나란히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두산은 26승 중 16승을, 롯데는 22승 중 17승을 뒷심으로 올렸다.
특히, 7회까지 뒤진 경기를 뒤집었던 승률이 각각 0.364(롯데)와 0.250(두산)으로 1,2위다. 두 팀은 후반기를 대표하는 ‘역전의 명수’다.
24일과 25일 경기에서 잇달아 동점 홈런을 날렸던 오재일은 “극적인 역전승은 단순한 1승이 아니다. 그 이상의 힘을 내게 만들고 있다. 팀 분위기가 달라진다”라고 밝혔다. 기세를 더 세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뒷심을 앞세운 롯데와 두산은 후반기 승률 상위권이다. 두산은 2위로 치고 올라가더니 이제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KIA와 승차를 2경기까지 좁혔다. 롯데도 7위에서 4위로 점프했다. 5위와 2.5경기차다. 중위권은 두 자리(4,5위)가 아닌 한 자리(5위) 싸움으로 바뀌는 모양새다.
↑ 불안한 뒷문은 넥센의 고민이다. 후반기 7회까지 리드한 20경기에서 6패를 했다. 그 6경기를 다 잡았다면 넥센은 5위가 아닌 3위 싸움을 벌이고 있었을 것이다. 사진=김재현 기자 |
거꾸로 역전패는 타격이 크다. 연속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한 코칭스태프는 “대패를 해도 분위기가 가라앉지만 (역전패와)비교가 안 된다. 다 잡은 경기를 놓쳤을 경우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라고 토로했다.
불안한 뒷문과 직결된다. 불펜 사정이 좋지 않은 팀은 집요하게 공략되기 일쑤다. 후반기 들어 쭉 미끄러진 SK와 반등하지 못하는 넥센이 대표적이다.
넥센은 23일과 24일 두산에게 덜미를 잡혔다. 3점차 및 1점차 리드를 못 지켰다. 넥센은 후반기에서 7회까지 리드한 20경기에서 14승만 챙겼다. 6번이나 뒤집혔다. 가장 많은 횟수다. 승률(0.700)도 꼴찌다. 넥센이 이 6경기를 다 잡았다면, 험난한 5위 싸움이 아니라 NC와 3위 싸움을 벌이고 있었을 것이다.
넥센은 후반기 17패 중 12패가 역전패였다.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꿈꾸는 넥센의 최대 고민거리다. 5선발 고민보다 더 골치가 아프다.
하지만 넥센보다 더 깊게 한숨을 쉬는 팀은 SK다. 후반기 역전패가 14번으로 1위다. 두산의 역전패가 2번 밖에 안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대조적이다.
SK는 22일 6-5로 리드한 가운데 9회에만 5실점을 하며 허무하게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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