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가장 먼저 시즌 상금 1000만달러를 넘은 선수는 비제이 싱(피지)이다. 2004년 1090만 5166달러를 벌었다. 이후 ‘1000만달러 고지‘를 넘은 선수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와 그의 후계자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 둘 뿐이다. 2005년 1062만 8024달러를 벌면서 처음 ‘1000만달러 벽‘을 넘어 섰던 우즈는 이후 2007년과 2009년 두번 더 ‘1000만달러 이상 번 상금왕‘에 올랐다. 이후 끊겼던 1000만달러 상금왕의 대를 이은 것은 스피스다. 스피스는 2015년 PGA 역대 최고액 상금인 1203만 465달러를 벌었다. 하지만 작년 상금왕 더스틴 존슨은 936만 5185달러를 벌어 1000만달러 고지를 넘지 못했고 2014년 상금왕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도 828만 96달러에서 더 이상 상금을 추가하지 못했다.
올해는 ‘1000만달러 돌파 상금왕‘이 탄생할 확률이 무척 높다. 가능성 있는 후보가 무려 4명이나 된다. 상금랭킹 1위 저스틴 토머스(895만 3022달러)를 비롯해 스피스(887만 845달러), 존슨(851만 193달러), 마쓰야마 히데키(821만 907달러)가 800만달러 이상을 벌고 있다. 히데키를 제외한 세명은 앞으로 남아 있는 플레이오프 2개 대회 중 한 대회에서만 우승해도 1000만달러를 넘어서게 된다. 1000만달러를 넘는 선수가 사상 처음으로 2명 나올 수도 있다. 800만달러 이상 번 선수가 4명인 것도 PGA 사상 처음이다.
토머스가 선수로는 세번째로 1000만달러 돌파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상금 선두일 뿐 아니라 최근 가장 뜨거운 샷을 날리고 있기 때문이다. 토머스는 5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턴의 보스턴 TPC(파71·7342야드)에서 열린 PGA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2차전 델 테크놀러지 챔피언십(총상금 875만 달러)에서 시즌 5승째를 올렸다. 토머스는 대회 최종일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1개로 5언더파 66타를 쳐 합계 17언더파 267타로 24세 동갑내기 ‘절친‘ 스피스를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157만5000 달러(약 17억8000만원)였다.
토머스는 지난해 10월 CIMB 클래식을 시작으로 1월 챔피언스 토너먼트와 소니오픈에서 우승하며 무한질주하다가 한동안 부진에 빠졌다. 3연속 컷오프를 포함해 6차례나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6개 대회에서 상금을 한푼도 챙기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달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더니 한 대회를 건너 뛰고 다시 우승 전선을 확장시켰다.
스피스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최근 6개 대회에서 두번 우승을 차지하고 두번은 준우승을 거뒀다. 상금랭킹은 2위지만 ‘1000만달러 보너스‘가 걸린 페덱스컵 순위에서는 2위 토머스(5044점)를 근소한 차로 제치고 1위(5071점)를 달리고 있다. 존슨(4650점)과 마쓰야마 히데키(3021점)가 3,4위에서 추격전을 펼치는 형국이다.
4명은 세계랭킹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토머스가 델 테크놀러지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지난 주 6위에서 세계 랭킹 4위로 올라섰고 장타자 존슨이 올해 2월부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스피스와 마쓰야마가 2, 3위다. 시즌이
PGA 플레이오프는 이제 페덱스컵 포인트 상위 70명이 참가하는 3차전 BMW 챔피언십과 30명만 출전할 수 있는 최종전 투어챔피언십 2개만을 남겨뒀다. 누가 1000만달러를 돌파할 지, 더불어 보너스 1000만달러의 주인은 누가 될지, ‘쩐의 전쟁‘ 또한 점점 뜨거워 지고 있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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