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5강 진출 최대위기에 빠진 LG 트윈스에게 적합한 말이 아닐까.
LG가 16일 잠실 한화전마저 패했다. 최근 3연패 수렁. 지난주 KIA-넥센-두산까지 상위권 팀들과의 혈전에서 4승1무1패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기록하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던 LG는 금주 롯데전 1승1패, 이어 kt와 한화에게 연거푸 발목을 잡히며 순식간에 동력을 잃고 말았다. 고춧가루부대인 kt와 한화에게 당한 패배는 특히 내상이 적지 않은데 3경기 모두 역전패였고 그 중 kt전은 전부 끝내기패배를 당했다. 선발투수싸움 우위, 오랜만의 타선폭발, 5인내야진 등 온갖 상황이 펼쳐졌지만 결과적으로 전부 허사가 됐다.
↑ LG가 SK와의 승차를 좁히지 못하며 힘겨운 5강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하지만 정작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성적에 쫓기는 상황임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나 경기내용, 이를 풀어가는 방식에서 팀의 조급함이 눈에 띄게 느껴진다. 실책으로 야기된 결과지만 경기 중 잦은 수비이동과 교체, 경기 중후반 리드를 잡은 뒤 한 점도 내주지 않기 위한 눈물겨운 불펜 및 수비 총력전, 깜짝 놀랄만한 주루사와 베이스러닝까지. 여기에 지난 롯데전에서는 심판진과 경기 외적인 부분으로 때 아닌 신경전이 나왔을 만큼 벤치 전체가 예민해진 기색이 역력하다.
시즌 내내 대부분 시간 동안 최소한 중상위권 이상을 유지하던 LG 입장에서 또 팀 평균자책점 1위로서도 가을야구에 탈락하는 오명은 쓰고 싶지 않을 터. 1승을 위한 이러한 각종 시도와 작전자체는 충분히 의미 있어 보이나 문제는 결과가 좋지 않고 다른 부담을 준다는 데 있다.
↑ 수치상 쉽지 않으나 LG는 남은 잔여경기 동안 신바람야구를 선보일 수 있을지 여부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사진(수원)=옥영화 기자 |
5강 경쟁권 팀들의 숙명이라고는 하지만 지난해 보여줬듯 리빌딩 자원이라 불리는 영건들의 신바람 분위기가 경쟁력 중 하나였던 LG에게는 장점이 사라진 듯한 인상을 남길 수밖에 없었다.
LG로서는 아직 가을야구를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상대적으로 7위 넥센에 비해서는 자력으로 쟁취할 수 있는 여건이 많고 이는 5위 SK에 비해서도 마찬가지다. 막판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주도해 만들 수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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