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미국 스포츠계가 들고 일어났다.
25일(한국시간) 진행된 NFL 경기에서는 여러 팀 선수들이 국가 연주 시간에 무릎을 꿇거나 서로 팔짱을 끼는 등 '국가 저항'에 동참했다. 피츠버그 스틸러스 선수들은 단체로 국가 연주 시간 라커룸에 머물며 국가 연주 자체를 보이콧했다.
구단주가 나선 팀도 있다. 잭슨빌 재규어스 구단주 쉐드 칸은 영국 런던에서 열린 볼티모어 레이븐스와의 경기에서 국가 연주 시간에 선수들과 함께 팔짱을 끼고 뜻을 함께했다.
↑ 뉴욕 젯츠와의 원정경기에서 국가 연주 시간에 서로 팔짱을 끼고 국가 저항을 하고 있는 마이애미 돌핀스 선수들. 사진(美 이스트 루더포드)=ⓒAFPBBNews = News1 |
이처럼 '국가 저항'이 들불처럼 번진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입을 잘못 놀렸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현지간으로 지난 22일 앨라바마주에서 열린 공화당 루서 스트레인지 상원의원 지원 유세에서 "나는 우리 구단주들이 미국의 국기에 결레를 범하는 선수에게 '저 개자식(son of bitch)'을 당장 끌어내서 해고하라'고 말하는 걸 봤으면 좋겠다"며 국가 저항에 참가한 선수들을 비난했다.
개자식(son of bitch)라는 저속한 표현으로 선수들을 비난하자, 미국 스포츠계 전체가 들고 일어난 것. 트럼프는 여기에 백악관 방문에 대해 찬반 투표를 진행하려고 했던 NBA 우승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방문까지 일방적으로 취소하며 강경 노선을 유지했다.
↑ 피츠버그 선수들은 국민의례 자체를 보이콧했다. 사진(美 시카고)=ⓒAFPBBNews = News1 |
데이브 로버츠 LA다저스 감독도 이날 경기 전 인터뷰에서 다저스 선수가 국가 연주 시간에 무릎을 꿇으면 문제가 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그럴 거 같다"고 답했다.
30년간 군에서 복무한 아버지 밑에서 자란 그는 "어떤 선수든 개인 의견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이들에게 먼저 제대로 교육을 받으라고 권하고 싶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왜 그런 일을 하는지를 교육받고 많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 다음에는 각자 개인이 결정할 문제"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국가 연주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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