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이상철 기자] KIA와 두산의 공동 선두 체제는 이틀 만에 깨졌다. KIA는 26일 LG를 꺾고 반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두산에게 시즌 첫 단독 선두의 어부지리는 없었다. 다시 두산이 반걸음을 나아갈 차례였다. 6연승으로 거침없는 두산에게 7연승은 결코 불가능해보이지 않았다. 후반기 들어 8연승과 7연승을 한 차례씩 경험한 바 있다.
kt와는 3일 만의 재회. 두산은 kt를 상대로 11승 4패로 강세였다. kt가 NC, 한화(이상 4승 12패)와 더불어 가장 적게 승리한 팀이 두산이었다. 두산에게는 기분 좋은 추억이다. 사흘 전 kt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순위표 맨 위에 올라갔다. 같은 상대를 상대로 같은 미션이 주어진 셈이었다.
kt는 시즌 막바지 ‘킹메이커’로 불렸다. 23일 이후 잔여 7경기 중 6경기 상대가 KIA(4번)와 두산(2번)이었다. 정규시즌 우승의 향방이 kt에 달렸다는 것. ‘킹메이커’의 페이스가 좋지 않았다. 9월 기준 KIA, 두산을 상대로 1승 5패(5연패)를 기록했다.
↑ 두산의 연승 행진은 6경기에서 멈췄다. 그리고 공동 선두도 놓쳤다. 사진(수원)=김재현 기자 |
다만 녹록치 않았다. 두산도 사흘 전 kt에 고전했다. 윤석민을 상대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을 때까지 진땀을 흘렸다.
kt의 저항은 더욱 거셌다. 니퍼트를 내세운 두산은 곤욕을 치렀다. 니퍼트는 1회에만 3실점을 했다. kt 타자들은 니퍼트의 공이 위력을 되찾기 전 상당히 두들겼다.
니퍼트의 실점은 딱 1회까지만. 2회부터 6회까지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탈삼진만 7개. 피안타 없이 4사구 2개만 내줬다.
니퍼트의 역투에 두산 타선이 호응할 차례. 하지만 좀처럼 점수를 뽑지 못했다. kt 류희운을 코너에 몰아넣고도 소나기 펀치를 날리지 못했다. 두 차례 만루 찬스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흐름이 다소 꼬였다. 뒤집어야 할 타이밍에서 뒤집지 못했다. 두산은 8회 1사 1루서 양의지의 2루타로 2-3까지 추격했다. 안타 하나면 동점이 될 수 있던 상황. 그러나 에반스와 허경민의 타구는 내야를 벗어나지 못했다.
후반기에만 40승을 올린 두산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은 아니다. KIA가 자력 진출 가능성이 남아있다. 두산은 KIA가 한 번이라도 미끄러지기를 바라야 했다. 김태형 두산
거침없는 두산의 기세에 여유를 점차 잃어가던 KIA였다. 그러나 두산이 kt를 상대로 불의의 1패를 하면서 KIA는 숨통이 트였다. 잔여 5경기에서 ‘1번의 패배는 괜찮다’는 안전장치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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