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황석조 기자] 냉정하다. 때로는 비정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동시에 파격적이다. NC 다이노스의 숨겨진 가을본능이 깨어나고 있다. 중심에는 김경문(58) 감독의 무르익은 노련미가 있다.
NC가 롯데 자이언츠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따내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단 1승만을 남겨뒀다. 지난 5일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시작하면 포스트시즌 세 번째 승리. 근래 몇 년간 가장 밑에 단계에서 시작했지만 차근차근 저력을 선보이고 있기 충분하다. 위기는 극복하고, 터질 때 터져주고, 지켜야할 때 지켜주는 그런 야구가 최근 NC에게서 보여 지고 있다.
뒤에서 이를 설계하는 이는 김경문 감독이다. 냉혹할 정도로 승부사적 기질을 자랑 중이다. 그러다보니 변수는 줄어들고 기회는 놓치지 않는다.
↑ 김경문(사진) NC 감독이 돋보이는 경기운용 능력으로 준플레이오프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사진(창원)=김재현 기자 |
히든카드로 오랜만에 선발출전했지만 두 번째 타석 동안 아쉬운 타격스윙을 보여준 베테랑 이종욱에 대해서도 빠른 교체로 후일을 도모했다. 그 밖에 초반 실점 여부와 상관없이 구위에서 흔들리던 선발투수 제프 맨쉽에 대해서는 4이닝 만에 교체 수를 두며 일찌감치 불펜대결로 분위기를 몰아갔다. 불펜이 안정적이기에 나올 수 있던 작전이지만 남은 이닝이 많았고 이후 펼쳐질 4,5차전이 고민되지 않을 수 없는 부분. 김 감독은 과감했다. 돌아보지 않고 밀어붙였다. 그리고 이는 결과적으로 승리를 지키는 터닝포인트가 됐다. 맨쉽이 더 흔들렸다면 초반 유리했던 분위기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을지 장담하기 힘들었다.
이러한 장면들을 종합했을 때 가장 도드라지는 것은 김 감독의 결단력이다. 베테랑이든 외인투수든 승부처가 되자 과감하고 또 기민했다. 단기적이라는 특성도 잘 이해되고 고려됐다. 장기레이스인 페넌트레이스와 달리 포스트시즌은 소위 내일이 없는 경기의 연속이다. 선발진 깊이에서 다소 열세인 NC 입장에서 3차전을 내줬다면 승부의 추는 롯데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을 전망.
↑ 김경문(왼쪽) 감독이 최근 단기전을 완벽히 이해하고 있는 듯한 신의 한 수를 연거푸 성공하고 있다. 사진(창원)=김재현 기자 |
김 감독은 3차전에 앞서 고민인 4차전 선발투수 후보로 새 카드를 실험할 의사를 강하게 시사했다. 신중한 상황 탓에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으나 최금강, 정수민 등을 후보로 꼽은 것이다. 실제로 경기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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