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황석조 기자] 손아섭의 두 번의 아치, 번즈의 투혼주루, 이대호의 묵직한 한 방, 린드블럼의 112구...이것이 롯데 자이언츠가 3위로 가을야구를 치르는 이유이지 않았을까.
롯데가 벼랑 끝에서 탈출했다. 지난 13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7-1로 대승하며 시리즈 전적을 2-2로 맞췄다. 이제 오히려 쫓기는 쪽은 NC. 롯데는 홈에서, 수많은 팬들 앞에서 살아난 기세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꿈꿀 수 있게 됐다.
↑ 롯데가 NC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승리하며 시리즈전적을 2-2로 맞췄다. 사진(창원)=김재현 기자 |
5년 만의 가을야구, 최근만 따졌을 때 NC보다 부족한 포스트시즌 경험이다. 롯데는 조급했고 부족했다. 포스트시즌자체가 워낙 집중력이 강한 승부다보니 제 실력이 발휘되기 쉽지 않은 것은 사실. 다만 그렇다 해도 롯데에게는 단단했던 후반기 그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 부분이 아쉬웠다. 열정적인 팬들에 대한 예의이기도 했다. 지난 1차전과 3차전, 잘 풀어나가다 흐름을 내준 순간 순식간에 대량실점을 하며 탄식을 받기도 했다.
손아섭의 재밌는 야구가 하고 싶다는 발언은 이러한 맥락에서 의미가 있었다. 진짜 롯데의 야구를 해보고 싶다는 것. 3차전 패색이 짙은 상황 속에서 과장된 홈런 세레모니를 펼치며 팀 분위기를 바꾸고 싶었다고 밝힌 그의 이러한 의지는 4차전 결과로 이어졌다. 분위기를 바꾸는 선제포, 쐐기를 박는 결정적 스리런포까지. 다시 한 번 포효한 손아섭은 롯데를 깨우기 충분했다.
↑ 손아섭(사진)은 경기 전후로 재미있는 야구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사진(창원)=김재현 기자 |
이후 나온 신본기와 전준우의 다소 행운 섞인 내야안타들 모두 롯데의 간절한 의지가 더해진 듯 신묘했다. 타점 없던 이대호의 첫 타점을 알리는 아치, 부진으로 고민했던 전준우의 반등, 그리고 위기 때 묵묵히 112구 역투를 펼친 린드블럼의 한결 같은 위력까지. 지난 후반기 진격의 롯데 그 모습이었다.
과제는 있다. 아직 5차전이 남았다.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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