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니퍼트(36·두산)은 난공불락이 아니었다. 2회까지 명불허전이었던 그의 공은 3회 이후 칠 수 있는 공이 됐다. 야수의 수비 도움도 받지 못했다.
니퍼트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8피안타 1피홈런 2볼넷 1사구 9탈삼진 6실점(5자책)을 기록했다.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은 깨졌다. 그리고 2013년 10월 31일 한국시리즈 6차전(6⅔이닝 6실점) 이후 개인 포스트시즌 1경기 최다 실점이다.
↑ 두산 베어스의 니퍼트가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5회초 1사 만루서 홈런을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니퍼트는 후반기 들어 5승 2패 평균자책점 4.99로 주춤했다. 대량 실점하는 경우도 늘었다. 지난 9월 12일 마산 NC전에서는 무려 11실점(3⅓이닝)을 허용했다.
하지만 가을바람이 불면 니퍼트는 180도 달라진다. 올해도 변함이 없다. 지난 3일 정규시즌 최종전(잠실 SK전)서 6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친 그는 플레이오프 1선발로 낙점됐다. 팀의 절대적인 신뢰 속 아주 당연한 첫 번째 카드다.
니퍼트의 포스트시즌 통산 평균자책점은 2.53(74⅔이닝 21실점)이다. 최근에는 ‘언터처블’이다.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연속 이닝(34⅓)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2015년 10월 10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회초 박병호에게 홈런(1점)을 맞은 게 마지막 실점이다.
특히, NC를 상대로는 무적의 사나이였다. 2015년 플레이오프 2번, 2016년 한국시리즈 1번 등판한 니퍼트는 24이닝 동안 7피안타 16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펼쳤다.
두산에 설욕을 다짐하는 NC는 니퍼트 공략이 우선 과제였다. 김경문 감독은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올해는 우리 선수들이 잘 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나성범을 2번타자로 내세우고 경계대상 1호로 꼽힌 박민우를 3번타자로 배치하는 공격적인 타순을 짰다. 9월 12일 경기에서 니퍼트를 상대로 홈런 2개를 날린 나성범의 전진배치다.
↑ 두산 베어스의 니퍼트가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그리고 6회초 1사 1,3루서 강판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2회 권희동을 풀카운트에서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박석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회까지 투구수 28개 중 스트라이크는 17개. 헛스윙이 6번이었다. 3회까지 매 이닝 탈삼진은 기본 옵션이었다.
그러나 불운했던 첫 고비를 극복하지 못했다. 3회 김태군을 내야안타 뒤 유격수 류지혁의 실책으로 2루까지 내보냈다. 김태군의 발걸음을 고려하면, 아웃 타이밍이었다.
득점권에 주자가 나간 것은 처음이었다. 김준완에게 안타를 맞으며 1사 1,3루 위기를 맞이했다. 나성범을 체인지업 3개로 헛스윙 3개를 유도했다. 한숨을 골랐으나 김준완의 도루를 저지하지 못해 2사 2,3루. 이어 박민우가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볼카운트 2B 1S에서 던진 150km 속구가 너무 높았다.
2회 양의지의 홈런으로 1-0으로 앞섰던 두산은 역전을 허용했다. 그리고 니퍼트의 포스트시즌 최다 연속 이닝(36⅓) 기록도 멈췄다.
니퍼트는 흔들렸다. 최고 구속은 150km를 넘었으나 공략 불가는 아니었다. 4회를 무실점으로 막았으나 안타와 사구 1개씩을 내줬다. 1회를 빼고는 매 이닝 출루를 허용했다.
두산이 4회 3점을 뽑으며 4-2 재역전을 만들었으나 니퍼트는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이번에도 야수의 실책 이후 실점이었다. 1사 1,3루에서 박민우의 땅볼을 1루수 오재일이 2루로 악송구 했다.
니퍼트에게 갑작스레 찾아온 만루 위기였다. 그리고 니퍼트는 스크럭스에게 슬라이더를 던졌다가 홈런을 얻어맞았다. 4점짜리였다. 니퍼트의 포스트시즌 첫 만루 홈런 허용. 그리고 꽤 아픈 강펀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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