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플레이오프는 양대 리그 시절을 빼고 5전3선승제로 펼쳐졌다. 단판승부는 아니다. 단기전 운영의 묘가 중요하다. 1·2차전을 모두 내주고도 뒤집은 사례가 2번(1996·2009년)이나 있다.
그렇지만 기선제압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2010년 이후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팀은 100%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향후 팀 운영에도 여유가 생길 수 있다. 두산과 NC가 플레이오프 1차전을 잡기 위해 총력을 펼쳤던 이유이기도 하다.
필승조는 모두 대기했다. 두산은 열세인 상황에서 함덕주(6회), 이용찬(7회), 이현승(8회)을 차례로 투입했다. 1점차 승부에서 필승조를 아낄 수 없다. NC도 장현식이 4회 강판한 가운데 외국인선수 맨쉽을 불펜으로 기용하는 강수를 뒀다.
투수 교체만큼 야수 교체도 빨랐고 적극적이었다. NC는 컨디션이 좋지 않은 박민우, 박석민을 빼고 지석훈(5회), 노진혁(6회)을 투입했다. 두산 역시 6회 에반스가 출루하자 곧바로 대주자 정진호를 기용했다.
1승을 향한 강한 열망은 뜨거운 승부로 이어졌다. 역전에 재역전이었다. 그리고 1점차의 살얼음판 승부였다.
↑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8회 대폭발을 한 NC는 포스트시즌 두산전 6연패 사슬을 끊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구위가 뛰어났던 장현식은 3⅔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두산은 4회 2사 1,3루서 민병헌의 외야 좌중간으로 타구를 날렸다. 승부의 흐름을 완전히 가져갈 수 있던 장타였다. 그러나 중견수 김준완의 다이빙 캐치가 흐름을 바꿨다.
NC는 곧 이은 반격 찬스를 살렸다. 스크럭스가 1사 만루서 니퍼트의 128km 슬라이더를 공략해 그랜드슬램(포스트시즌 통산 13호)을 기록했다.
두산은 야수의 실책에 한숨을 내쉬었다. 3회에 이어 5회도 실책으로 맞이한 위기를 막지 못했다. 그렇지만 니퍼트의 구위도 예년 같지 않았다. 탈삼진 9개를 잡고 최고 153km의 빠른 공을 던졌으나 실투가 꽤 많았다.
그리고 지금껏 포스트시즌에서 니퍼트를 상대로 24이닝 동안 1점도 못 뽑았던 NC 타선이 아니었다. 공격적으로 타순을 짠 NC의 전략은 통했다. 3번 박민우는 3회 2타점 적시타를 때렸으며, 2번 나성범은 5회 역전 기회의 가교 역할을 했다.
두산도 물러서지 않았다. 5회 2사 3루서 오재일의 적시타로 5-6까지 추격했다. 두산 선수들에게는 1점차는 언제든지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1루 두산 응원단에서도 “가장 재미있는 경기가 역전승”이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1점을 따라잡기가 여간 어려웠다. 6회 1사 2루의 득점권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김준완은 민병헌의 타구를 또 다시 낚아챘다. 수비는 물 샐 틈이 없었다. NC 불펜도 맨쉽의 강판 이후 견고했다.
승부는 8회 갈렸다. 두 차례(6·7회 1사 1,3루) 위기를 넘겼던 두산 불펜은 8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좀처럼 못 잡았다. 이현승은 2사 3루서 나성범을 고의4구로 내보내고 지석훈과 승부를 벌였지만 결과는 중전 적시타. 스크럭스도 적시타를 때렸다.
두산은 3점 뒤진 상황에서 김명신을 투입했지만 신인에게는 너무 부담스러운 상황이었을까. 권희동과 노진혁에게 잇달아 장타를 얻어맞았다. NC 주자들은 계속 홈을 밟았다. 8회에만 7득점. 1점차였던 승부는 8점차가 됐다. 승부의 추가 NC에게로 기울었다.
NC는 포스트시즌 두산전 6연패 사슬을 끊었다. 그리고 두산과 포스트시즌 대결에서 처음으로 시리즈 첫 판을 가져갔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도 높아졌다.
한편, 두산과 NC는 18일 오후 6시30분 같은 장소에서 플레이오프 2차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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