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안준철 기자]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었다. 선동열호의 첫 실전은 패배였다. 물론 승패는 의미없었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은 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첫 연습경기에서 2-6으로 패했다. 이날 연습경기에서 대표팀 투수 박세웅과 포수 한승택은 넥센에서 뛰는 등 대표팀 선수들의 실전 감각을 위한 방식으로 경기가 열렸다. 다만 박세웅이 3이닝 2실점, 대표팀 선발로 나섰던 김대현이 3이닝 1실점을 기록하는 등 투수들의 컨디션은 좋아보이지 않았다. 불펜도 대표팀 쪽에서 마운드에 오른 김명신인 8회 3실점을 하며 불안감을 노출했다.
경기 후 선동열 감독도 “오늘 경기는 페넌트레이스하고 비교해보면 전체적으로 투수들이 70% 정도 컨디션인 듯하다. 100%는 아닌 것 같다. 예상은 했지만 경기에 대한 감각이나 컨디션이 짧은 훈련 동안 올라오진 못한 것 같다. 앞으로 훈련할 수 있는 건 4일 정도다. 최대한 선수들이 컨디션을 끌어올리게 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 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벌어질 야구대표팀과 넥센 히어로즈의 연습경기에서 선동열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이어 “선발로 나선 김대현과 박세웅은 자신이 갖고 있는 것에 대해 70%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몸상태가 100%가 아니더라. 투수는 유리하게 카운트를 이끌어가야 하는데 변화구를 던지면 볼로 들어가니 끌려가는 모양새다. 약간 부담감이 있는 것 같다. 편안한 마음으로 던지면 될 것 같은데”라며 살짝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어 타자 쪽 얘기를 한 선 감독은 “이정후가 3안타 치면서 좋은 타격감을 보였다. 또 하나는 박민우가 좋은 주루를 보였는데 그런 모습은 선수들이 보고 배워야 한다. 좋은 플레이다. 수비에서도 실수가 있었지만 그것은 단체적인 수비 훈련을 더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박민우는 2루수 수비 도중 상대 임병욱의 2루 도루 상황에서 스파이크에 찍혀 찰과상을 입고 세 바늘을 꿰매는 부상을 당했다. 선동열 감독은 “찢어진 정도고, 뼈에 이상이 있거나 그렇진 않다. 그러나 며칠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본선 대회 나가는 건 문제 없을 듯하다. 내일 휴식 취하고 모레 연습경기까지는 쉬게 하고 세 번째 연습경기 때는 괜찮을 것 같다”며 “다만 한 두가지 작전 사인 내보기도 했는데 (박)민우가 다치고 나서 뛰게 하려니 불안하더라. 연습경기에서 부상 당할까봐서”라며 다소 우려을 나타내기도 했다.
물론 첫 경기에서 완벽함을 바랄 수는 없다. 선 감독은 “선수들의 분위기가 상당히 좋은 걸 느꼈고 선수들이 열심히 하려고 하는 걸 느꼈다. 가면 갈수록 선수들이 경기를 해 나가면서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미팅을 안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선수들이 경기를 하면 어떤지 잘 알 것이다. 선수들들이 어떻게 해야 끌고 가야하는지 코칭스태프들도 알 것이다. 이번 훈련 때 양을 많이 시킨 건 사실이다. 훈련을 줄여서라도 컨디션 유지하는 데 힘쓰겠다”며 소득을 꼽았다.
이날 타순은 5번까지 좌-우타자 순으로 배치됐다. 선 감독은 “일본이 좌투수 나올 걸 예상한 건데 우선 연습경기 3차례 동안 실험 해보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투수들이 대부분 150km 던지는데 넥센 선수들 중 140 정도 던지는 선수가 없다더라. 그래서 대표팀이 빠른 볼 만나보려면 대표팀 투수와 상대해야 한다. 그렇게라도 연습 시켜보는 것”이라며 이날 대표팀 선수가 넥센 쪽에서 던진상황
대표팀은 10일 넥센과 한 번 더 연습경기를 치른 뒤 12일 경찰야구단과 마지막 연습경기를 치른다. 선 감독은 “오늘 던졌던 투수가 경찰청전에서 선발로 나서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박세웅이나 김대현 쪽에서 나올 듯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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