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올 시즌 프로야구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1억3800만원이다. 최고 연봉 선수는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35)다. 5년 간의 해외생활을 마치고 롯데로 복귀한 이대호는 4년 총액 150억원에 계약했다. 계약금 50억원에 연봉 25억원의 조건으로 KBO리그 최고 몸값은 물론, 최고 연봉 기록을 세웠다. 동갑내기인 한화 이글스 김태균(35)이 연봉 16억원으로 그 뒤를 잇는다. 이대호의 FA 계약에 앞서 KIA타이거즈는 최형우를 4년 계약금 40억원, 연봉 15억원에 영입하며 총액 ‘100억원 시대’를 열어젖혔다. 연봉만 놓고 보면 최형우는 3위에 해당한다. 이들은 모두 팀에서 중심 역할을 했다. 최형우를 앞세운 KIA는 8년 만에 우승에 성공했고, 롯데도 이대호를 중심으로 5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몸값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 KIA타이거즈 유격수 김선빈. 올해 타율 0.370으로 타격왕에 오르며 연봉대비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로 등극했다. 사진=MK스포츠 DB
하지만 꼭 몸값과 실력이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연봉이 적더라도 쏠쏠한 활약을 펼친 선수들도 있다. 일명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선수들이다. 올해 가성비 최고의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KIA 유격수 김선빈(28)이다. 김선빈은 137경기에 출장 타율 0.370으로 타격왕에 등극했다. 그의 올해 연봉은 8000만원. 유격수로는 1994년 이종범(당시 해태 타이거즈) 이후 23년 만에 타격왕 타이틀을 차지한 선수가 됐다. KIA타이거즈의 통산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는 김선빈의 맹타도 큰 몫을 했다. 2008년 신인 2차 6라운드(전체 43순위)로 KIA에 입단한 김선빈은 2012년 1억1000만원으로 첫 억대 연봉을 기록한 후, 2013년 1억8000만원까지 연봉이 올랐다가 군입대(상무) 전인 2014년 1억30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9월 전역한 뒤로 올해 연봉계약에서는 8000만원으로 삭감됐지만, 자신의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며 다시 억대 연봉을 기정사실화했다.
↑ KIA마운드의 뉴페이스 임기영. 3100만원이라는 저연봉에도 임기영은 KIA는 물론 대표팀 마운드의 한 축으로 떠올랐다. 사진=MK스포츠 DB
김선빈 뿐만 아니라 KIA에는 연봉 대비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가 한 명 더 있다. 바로 사이드암 투수 임기영(24)이다. 주로 선발로 나섰던 임기영은 올 시즌 23경기에 등판해 8승6패,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했다. 임기영의 올해 연봉은 3100만원. 프로야구 최저연봉이 27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며, 가성비 최고의 선수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만큼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임기영은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선발로 등판해 승리투수가 되며, KIA우승에 역시 큰 힘을 보탰다. 최근 끝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는 대표팀에 당당하게 뽑혀 대만전 선발로 나서기도 했다. 2012년 신인 2라운드(전체 18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임기영은 2014시즌이 끝난 후 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던 상황에서 당시 한화가 FA 송은범을 영입하면서 보상선수로 KIA로 둥지를 옮긴 케이스다.
↑ 홈런군단 SK의 신흥거포 한동민. 8월초 발목부상으로 시즌아웃되기 전까지 한동민은 29홈런을 때리며,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사진=MK스포츠 DB
부상으로 다소 시즌을 빨리 마감한 SK와이번스 한동민도 연봉대비 활약이 좋았던 선수로 꼽힌다. 2012년 신인 9라운드(전체 85순위)로 SK에 입단한 한동민은 2014시즌 상무에 입대, 지난해 9월 전역하면서 군문제를 해결했다. 올해 연봉은 7000만원. 한동민은 올해 103경기에서 타율 0.294 29홈런 73타점을 기록,
홈런군단 SK의 신흥거포로 자리잡았다. 지난 8월초 경기에서 주루 도중 발목 부상을 당해 아쉽게 시즌아웃이 되지 않았더라면 30홈런 이상은 충분히 기록할 수 있는 페이스였다. 역시 최고의 시즌을 보낸 한동민도 자신의 몸값을 뛰어넘는 활약을 펼치며 가성비를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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