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박병호(31·넥센)는 홈런왕이었다. 2010년대 KBO리그에서 그보다 홈런을 잘 치는 선수가 없었다. 2012년부터 4년 연속 홈런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박병호는 2014년 52홈런을 쏘아 올리며 KBO리그 사상 3번째 50홈런을 날린 주인공이 됐다. 그리고 2015년에는 53홈런으로 1년 전의 박병호를 뛰어넘었다. 이승엽이 2003년 세운 역대 시즌 최다 홈런(56개) 기록 경신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호기롭던 메이저리그 도전은 실패로 귀결됐다. 박병호는 올해 메이저리그에 1경기도 뛰지 못했다. 올해 마이너리그 성적표는 타율 0.253 14홈런 60타점. 2년간 메이저리그 및 마이너리그에서 총 36개의 홈런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 박병호는 2014년과 2015년 2시즌 연속 50홈런을 달성했다. KBO리그 최초의 기록이다. 사진=천정환 기자 |
그렇지만 박병호의 파워는 여전하다. 그리고 내년이면 32세다. 최고의 기량을 펼칠 시기다. 박병호가 KBO리그를 떠난 사이 홈런왕 타이틀은 최정(SK)이 가져갔다. 박병호와 최정의 홈런 경쟁은 내년 KBO리그의 관전포인트 중 하나가 됐다.
변수는 바뀐 홈구장다. 박병호는 고척 스카이돔에서 뛴 경험이 많지 않다. 2015 프리미어12를 앞두고 가진 쿠바와 평가전이 전부다.
박병호는 2011년 7월 트레이드로 넥센 유니폼을 입은 뒤 총 185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이전 홈구장이었던 목동구장에서만 103개였다. 55.7%에 이른다. 목동구장은 크기가 타 구장에 비해 작아 홈런이 많이 터졌다.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다. 때문에 일부는 ‘목런’이라고 평가 절하하기도 했다.
박병호는 앞으로 고척 스카이돔에서 정규시즌마다 최대 72경기를 뛰어야 한다. 고척 스카이돔은 목동구장보다 크다. 좌우 99m-가운데 122m로 펜스가 큰 원형을 그리고 있다. 펜스 높이도 3.8m로 목동구장(2.28m)보다 높다.
2015년 팀 홈런 203개를 기록한 넥센은 홈구장 이전 뒤 홈런(2016년 134개-2017년 141개)이 급감했다. 박병호, 유한준(kt), 스나이더 등이 떠난 여파가 있지만 환경 변화도 큰 요인이었다.
고척 스카이돔에서의 최다 홈런 기록도 많은 편이 아니다. 팀 내 1위는 2016년 윤석민(11개)과 2017년 김하성(12개)이었다. 둘 다 홈구장에서 홈런 세리머니
박병호는 거포다. 윤석민, 김하성보다 비거리가 길다. 두 선수보다는 홈경기 홈런이 많을 전망이다. 그렇지만 고척 스카이돔을 홈구장으로 쓰고도 50홈런을 날릴 수가 있을까. 상대의 집중 견제도 심할 터다. 절대적으로 유리한 조건만은 아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