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1년 사이 이정후(19·넥센)의 위상이 달라졌다.
친구들과 고교 졸업식도 하지 않은 2016년 12월,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에 출전했다. 2017시즌 신인선수 중 유일한 참가자였다. 아버지 이종범의 후광이 없지 않았다.
이정후는 TV로만 지켜봤던 스타들과 함께 뛴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실감이 안 난다”라던 그는 모든 게 신기했다. 이종범의 아들로 관심을 받았으나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은 아니었다.
↑ 이정후는 2년 연속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에 참가했다. 올해는 KBO리그 신인상으로 어깨를 펴고 출전했다. 그의 위상도 달라졌다. 사진(대구)=김영구 기자 |
이정후는 2년 연속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에 참가했다. 이번에는 당당했다. ‘2017시즌 KBO리그 신인상’ 자격으로 대구를 찾았다.
이정후는 KBO리그 첫 시즌 전 경기(144)에 출전해 타율 0.324 179안타 47타점 111득점을 기록하며 최고의 샛별이 됐다. 더 이상 이종범의 아들이라는 꼬리표도 사라졌다.
양준혁야구재단의 양준혁 이사장은 “지난해 자선야구대회에서 타격을 보고 ‘(어린 데도)잘 친다’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렇지만 이렇게 빨리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지도 못했다. 확실히 ‘피’가 다른 것 같다. (이정후의 아버지인)이종범이 부럽다”라고 했다.
이정후는 1년 전보다 역할도 많아졌다. 그는 선배들과 함께 팬 사인회에도 참여했다. 1년 전 자선야구대회에서 그의 사인을 받으려던 팬은 없었다. 이번에는 달랐다. 41번 이정후가 새겨진 넥센 유니폼까지 가져와 그의 사인을 받으려는 팬이 줄을 섰다.
그리고 선발 출전이었다. 양신팀의 2번 유격수로 라인업에 올랐다. 유격수는 희문고 시절 이후 오랜만이다. 이정후는 실책을 할까봐 걱정했지만 그가 부끄러워 할 장면은 없었다.
이정후는 “1년 전에는 ‘내가 왜 여기에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라며 “한 시즌을 소화하고 대표팀에도 발탁돼 (선배들과)많이 어울렸다. 그래서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임했다”하고 말했다.
이정후는 0-6의 3회말 적시타를 치며 양신팀의 공격 물꼬를 텄다. 양신팀은 3회말에만 8득점을 했다. 특히, 7회초 이종
이정후는 마무리투수로 5점차 리드까지 지켜야 했다. 결과는 블론세이브. 경기에서도 1년 전보다 비중이 컸던 이정후였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