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박한이(38·삼성)는 건강하다. 그를 힘들게 했던 무릎도 더 이상 아프지 않다. 아픈 부위가 하나 있다. 마음이다. 2001년 프로 입문 이래 가장 혹독한 시즌을 치렀던 그는 독하게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이 맘 때, 박한이는 무릎 수술 후 재활 중이었다. 두 차례(4월·10월)나 수술대에 올랐다. 그만큼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았다.
건강을 회복했으나 시즌 시작이 다소 늦었다. 실전 감각이 떨어졌다. 부담도 따랐다. 성적이 좋지 않으니 2군도 자주 갔다.
↑ 박한이가 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에 양신팀의 투수로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사진(대구)=김영구 기자 |
오랜 경험으로 축전된 자신만의 야구를 믿지 않고 더 잘하기 위해 너무 많이 신경을 썼던 게 독이 됐다. 68경기 타율 0.263 31안타 14타점 14득점. 프로 데뷔 후 가장 부진했다.
박한이는 지난 겨울 재활이 꽤 길었다. 시범경기도 뛰지 못했다. 어느 정도 예상을 했지만 준비과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뼈가 되는 경험이었다.
올해는 아프지 않다. 건강하게 몸을 만들어 내년 2월 1일부터 시작하는 스프링캠프에 ‘정상적으로’ 합류하는 게 목표다.
박한이는 “올해 많이 부족했던 만큼, 내년에는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비시즌 열심히 준비할 것이다. 스프링캠프 지역(일본 오키나와)에도 좀 더 일찍 건너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승엽(41)의 현역 은퇴로 박한이는 사자군단의 맏형이 됐다. 모범이 돼야 하는 위치다.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박한이는 “이제 내가 팀의 최고참이다. 후배들이 나를 보고 따를 텐데, 솔선수범을 해야 한다. 외야수든 지명타자든 어느 자리에서나 한 발 더 뛰며 열심히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연속 시즌 세 자릿수 안타 신기록 도전이 무산됐다. 1시즌이 모자랐다. 그가 가장 애착을 갖던 기록이었다. 지난 시즌 중 마음을 비웠다던 그는 “홀가분하다”라고 했다. 그렇지만 돌이켜 생각해도 아쉬움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기록이 박한이를 기다리고 있다. 앞으로 17경기를 더 뛰면 역대 11번째 20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운다. 3000루타(-127)도 가시권이다. 크든 작든 기록 도전은 그에게 큰 동기부여다.
박한이는 “기록이 야구의 우선순위는 아니지만 하나하나가 기록이다. 계속 뛰다 보면 하나씩 세울 수 있다. 그렇게 달성해 나가고 싶다”라고 했다.
박한이는 삼성 유니폼을 입고 여러 차례 우승을 경험했다. 해볼 건 다 해봤다. 그러나 최근에는 안 좋은 경험을 다 해봤다. 삼성도 2시즌 연속 9위에 머물렀다. 명가 추락이었다. 달콤했던 옛 추억을 다시 경험하고 싶다는 박한이다.
그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