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박윤규 객원기자] 서남원 감독의 레프트 고민을 해결해줄 적임자는 누구일까.
알레나가 잘하면 ‘이길 수 있고’, 알레나가 부진하면 ‘진다’. V리그 여자부 4위 KGC인삼공사의 이야기다. 사실 외국인선수 의존도가 매우 높은 V리그 특성 상 외국인 선수의 컨디션은 경기 내 가장 큰 변수다. 외국인 선수가 부진하면 이기기 힘든 것은 어느 팀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인삼공사의 경우 이 의존도가 더한 면이 있다. 전체 11경기 중 외국인 선수 알레나(27)가 공격성공률 40% 미만으로 내려간 날은 어김없이 패배를 당했고(6전 전패), 40% 이상인 날은 승리를 거뒀다. 여자배구에서 매 경기마다 공격성공률 40% 이상을 가져가기는 쉽지 않다. 현재 알레나의 공격성공률은 41.61%로 리그 전체 3위이며, 공격 시도는 무려 733회로 압도적인 리그 1위다(2위 IBK 메디 610시도). 아무리 알레나가 젊고 튼튼한 선수라도 지금처럼 매 경기 40% 이상의 점유율을 가져간다면 방전될 수밖에 없다.
↑ 인삼공사의 고민은 알레나(오른쪽)를 받쳐줄 자원 찾기다. 사진=MK스포츠 DB |
레프트에게 주어진 과제는 공격만이 아니다. 리베로 오지영을 도와 인삼공사의 취약한 리시브를 안정시켜야 하는 수비 임무도 있다. 현재 인삼공사 레프트진의 리시브 성공률은 좋지 못하다. 가장 많은 리시브를 받고 있는 한송이의 리시브 성공률은 24.69%(22실패)이며 최수빈 역시 33.81%(10실패)에 그치고 있다. 지난 시즌 레프트로 활약하며 신인왕에 올랐던 지민경 역시 21.95%(7실패)로 부진하다. 리시브의 안정은 좋은 토스와 원활한 분배로 이어지는 만큼, 수비에서 제 몫을 해주는 것으로도 알레나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현재 이 한 자리를 위해 4명의 선수들이 경쟁하고 있는 구도다. 최수빈과 지민경이 가장 많은 세트에 나서고 있지만 두 선수 모두 부진하면서 최근 우수민과 박세윤이 선발로 나서기도 했다.
일단 현 시점에서 가장 앞서있는 것은 최수빈이다. 지난 시즌 나름 공격에서 165득점(공격성공률 30.42%)으로 활약했고, 리시브 역시 지민경보다는 낫다(리시브성공률 33.81%). 문제는 공격 부진과 낮은 높이다. 현재 최수빈은 41득점(공격성공률이 21.25%)에 그치고 있으며 블로킹은 단 3개에 불과하다. 현 시점에서 가장 앞서있는 정도일 뿐 제 몫을 하고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 물론 공격력이 지난 수준 정도로 올라온다면 얘기는 달라질 것이다. 기량 회복이 최대 관건인 셈이다.
↑ 지민경(왼쪽)이 인삼공사의 레프트 고민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사진=MK스포츠 DB |
그 외 한 경기씩 선발로 나선 우수민과 박세윤 역시 나름의 활약을 보였다. 우수민은 첫 선발 출장 경기였던 지난달 26일 현대건설전에 나와 안정적인 리시브로 팀의 셧아웃 승리에 기여했다. 서브 에이스와 블로킹 득점도 한 차례씩 있었고, 공격성공률도 30.77%로 나쁘지 않았다. 이날 호흡을 맞춘 세터 이재은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세터 입장에서 공이 정말 곱게 올라와 연결하기 좋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세윤은 3일 도로공사전에서 7득점(공격성공률 28.57%) 활약. 수비에서는 좋지 못했지만 공격에서는 나쁘지 않았다.
이외 2년 만에 돌아온 이연주가 이전의 기량을 보여줄 수 있다면 강력한 다크호스로 부상하겠지만 시즌 이전 앓았던 두통의 회복이 더딘지 아직 소식이 없다
인삼공사의 서남원 감독은 “레프트 한 자리의 붙박이가 없는 상황으로 더 나은 선수를 찾겠다”며 다양한 선수들을 기용하며 적임자 찾기에 여념이 없다. 우수민의 현대건설전 활약이 나쁘지 않았음에도 박세윤을 실험해보는 등 여러 선수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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