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도쿄) 강대호 기자] 한국축구대표팀은 9일 중국과의 동아시안컵 개막전을 2-2로 비긴 후 바로 숙소로 복귀하지 않고 관중석에서 다음 경기 일본-북한의 전반전을 지켜봤다.
일본은 도쿄의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한과의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1차전을 1-0으로 이겼다. 후반 추가시간 4분에야 선제결승골을 넣었다.
국가대표팀이 동아시안컵 일본-북한의 팀 단위 경기력에 감명을 받진 않았을 것이다. 1차전 유효슈팅만 놓고 보면 7차례의 한국이 일본의 4번이나 북한의 6회보다는 많기도 하다.
↑ 북한 정일관이 일본과의 2017 동아시안컵 1차전 득점 실패 후 안타까워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그러나 개인으로 범위를 좁히면 북한의 정일관(25)과 일본의 이데구치 요스케(21·감바 오사카)는 대결을 앞둔 한국이 주목하고 경계할만했다. 현재 대표팀 구성으로 막기가 쉽지 않은 선수들이기에 더욱 그렇다.
‘2010 아시아축구연맹(AFC) 영플레이어상’에 빛나는 정일관은 4-2-3-1 대형의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하여 일본을 상대했다. 공격포인트와는 인연은 없었으나 통계회사 ‘옵타 스포츠’ 공개자료 기준 3차례 유효슈팅과 2번의 키패스(슛 직전 패스), 패스성공률 86.4%와 태클 성공 1회, 4차례 프리킥 유도로 맹활약했다.
한국은 동아시안컵 중국전 실점 과정에서 측면→문전 공격전개 수비에 취약점을 잇달아 노출했다. 득점시도와 기회창출에 모두 능하면서 공격전개의 정확성까지 갖춘 정일관이 신태용 감독이 지휘하는 대표팀에 큰 부담을 줄 가능성은 충분하다.
↑ 일본 이데구치 요스케가 북한과의 2017 동아시안컵 1차전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2017 일본 J리그 베스트11 이데구치 요스케는 4-2-3-1의 중앙 미드필더로 북한전에 임했다. 패스성공률 88.5%로 공격과 수비의 가교역할을 하면서 2차례 유효슈팅으로 득점까지 성공했다.
일본에서는 이데구치 요스케를 국제축구연맹(FIFA) 100주년 기념 위대한 125인 중 하나인 나카타 히데토시(40)와 견줄만한 중원 자원이라고 평가한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리즈 유나이티드와 2018년 1월 이적시장을 통하여 계약한다는 얘기가 공공연하다.
이데구치 요스케는 2017년 호주·브라질·북한과의 A매치에서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굳이 한국 선수와 견준다면 기성용(28·스완지 시티)의 후방전개와 김두현(35·성남FC)의 전성기 시절 득점관여를 동시에 보여준다.
일본이 의문의 여지가 없는 강팀이라 수비 지향적인 전술을 택할 수밖에 없다면 복잡하게 생각할 것이 없다. 콜롬비아와의 11월 10일 홈 평가전(2-1승)에서 2014-15 스페인 라리가 최우수 미드필더 하메스 로드리게스(26·바이에른 뮌헨)를 원천봉쇄한 것처럼 공격의 시발점인 이데구치 요스케를 틀어막으면 된다.
그러나 한일전은 예나 지금이나 대등한 전력의 팀들 간의 대결이다. ‘수비형/중앙 미드필더’ 이데구치 요스케만 따로 신경 쓰기
최근 A매치 일본전 성적은 3무 2패로 5경기 연속 승리가 없다. 이런 일본을 맞아 비길 자격이 충분한 경기력을 보여준 북한은 한국에도 쉬운 상대라 볼 수 없다.
신태용호의 동아시안컵 2차전 상대는 12일 북한이다. 대회 마지막 일정인 한일전은 16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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