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혜진 [사진 제공 = KLPGA] |
사실 가장 많은 계단을 뛴 선수는 '부활한 천재 소녀' 미셸 위다. 올 첫 째 주 세계랭킹에서 174위였던 미셸 위는 현재 29위로 145 계단을 뛰어 올랐다. 지독한 슬럼프에서 탈출해 부활의 샷을 날린 게 세계랭킹 상승으로 이어진 셈이다.
하지만 하위권에서는 랭킹 포인트가 조금만 올라도 순위를 크게 끌어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최고 도약 선수를 선택할 때는 점수 변화를 무시할 수 없다. 점수 상으로는 최혜진이 미셸 위를 압도했다. 미셸 위가 145계단을 뛰면서 랭킹 포인트가 2.34점 오른 반면 최혜진은 0.79점에서 4.75점으로 3.96점이나 올랐다.
역시 ‘부활의 샷‘을 날린 김인경이나 1978년 낸시 로페즈 이후 39년만에 신인으로 올해의 선수상과 상금왕을 차지한 박성현도 최혜진 보다 회득 점수가 높지 않았다.
이제 막 프로의 길에 들어선 최혜진의 올해 활약상은 정말 눈이 부실 정도다. 일단 아마추어 시절 국내 무대에서 2승을 올렸고, 지난 8월 프로 전향 후에도 2018 시즌 KLPGA 개막전으로 열린 효성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등 꾸준한 성적을 거뒀다. 국내 여자골프로골프 무대에서 아마추어가 2승을 거둔 것은 1999년 임선욱에 이어 18년만이었다. 국내 활약 만으로 최혜진이 올 최대 도약 선수가 된 것은 아니다. 최혜진은 최고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준우승을 하는 등 해외 무대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냈다.
비록 우승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추락하던 미셸 위도 반전의 샷을 날린 주인공이었다. 올해 미셸 위는 10위 이내에 8차례 들면서 상금랭킹 19위에 올랐다. 컷오프 횟수가 급격히 준 것이 미셸 위의 세계랭킹을 크게 끌어 올렸다. 지난해 12번 컷오프됐지만 올해는 그 횟수가 2번으로 확 줄었다. 작년 그의 상금랭킹은 105위였다.
점수상으로 두 번째 많은 랭킹 포인트를 획득한 선수는 김인경이다. 올초 2.81점으로 세계랭킹 28위였던 김인경은 시즌 3승을 거두면서 20계단 뛴 세계랭킹 8위(6.35점)로 올라섰다. 점수 차이는 미셸 위보다도 많은 3.44점에 이른다.
올 초 4위에서 현재 1위로 오른 펑산산(중국)이 올 초와 비교해서 1.22점 올랐고 10위에서 세계 2위로 뛴 박성현은 올 초보다 2.46점을 더 획득했다. 9위에서 세계 3위로 바뀐 유소연의 랭킹 포인트 차이도 2.10점에 불과했다. 국내 여자골프 무대를 석권한 이정은 역시 올초 세계랭킹 94위에서 현재 23위로 71계단이나 뛰어 올라 크게 도약한 선수 중 한명이 됐다.
‘뜨는 태양‘이 있다면 ‘지는 해‘도 있는 법이다. 올해 가장 계단을 많이 내려간 선수는 최나연이었다. 올 초만 해도 세계 55위로 버티던 최나연은 극심한 샷 난조에 빠져 현재 188위까지 곤두박질 쳤다. 무려 133계단이나 내려 섰다.
올 첫 주 세계랭킹 1위였던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도 9위로 8계단 물러 섰다. 점수 상으로는 11.25점에서 5.71점으로 무려 5.54점이나 낮아졌다. 최고로 오른 최혜진이 얻은 포인트 보다도 많은 하락이다. 리디아 고가 1승도 차지하지 못한 뉴스가 올해 LPGA 최대 이변으로 꼽힐 정도다.
이보미와 김효주의 하락세도 완연했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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