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여자프로농구가 20주년 잔치를 치른다.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는 2017-18시즌 올스타전이 열린다. 여자프로농구가 출범한지 20년 째 맞는 해에 치러지는 잔치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도 잔치를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20년 역사를 빛낸 선수 12명을 ‘그레잇(Great) 12’로 선정해 이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준비했다. 그레잇 12는 하루에 한 명씩 공개했는데, 정은순, 유영주, 전주원, 정선민, 박정은, 이미선, 변연하 등이 그 이름을 올렸다.
실업 시대에서 프로로 넘어오면서 여자 농구에도 많은 스타가 탄생했고, 또 많은 환희의 순간도 있었다. 물론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드리워지는 법. 20년 동안 여자 농구에는 숱한 좌절도 있었다.
MK스포츠는 여자 프로농구 출범 20주년을 맡아 20년 동안 여자 농구에서 벌어졌던 환희와 좌절의 순간을 정리해 봤다.
↑ 여자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두 스타 김단비(왼쪽)와 박혜진(오른쪽). 사진=MK스포츠 DB |
실업시절 쟁쟁했던 스타들 못지않게 프로 출범 이후 20년 동안 수많은 별들이 배출되어 왔다. ‘그레잇(Great) 12’에 포함된 정은순, 유영주, 전주원, 정선민 등은 실업시절부터 여자 농구를 주름잡던 스타들이다. 하지만 이미선, 변연하, 신정자 등은 프로 출범 이후 레전드로 자리잡은 별들이다. 이후에도 최윤아(은퇴) 김정은 박혜진(이상 우리은행) 강아정(KB스타즈) 김단비(신한은행) 등 여자 농구를 대표하는 스타들이 탄생했다. 지난해에는 최대어로 꼽히는 박지수가 KB스타즈에 입단, 여자 농구에 새 바람을 불어 넣었다.
프로 출범 20년 동안 여자 농구는 특정 팀의 독주가 이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00년대 중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신한은행이 통합 6연패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레알’ 신한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우리은행이 지난 시즌까지 통합 5연패에 성공하며 독주체제를 구축했다. 우리은행의 5연패는 극적인 요소가 가미돼 있다. 6연패를 구가 중이던 신한은행의 위성우 코치를 감독으로, 전주원 코치를 함께 선임하며 패배 의식을 떨치는 데 성공했다. 대기만성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히는 임영희와 양지희(은퇴), 그리고 에이스로 떠오른 박혜진을 앞세워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여자 농구는 20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쾌거도 이뤄냈다. 지난 2014년 안방인 인천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중국을 꺾고 19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 이후 첫 우승에 성공했다. 프로화 이후 첫 아시안게임 우승이기도 했다.
↑ 혈통 사기꾼 첼시 리. 사진=MK스포츠 DB |
항상 빛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프로 20년 동안에는 그림자도 많았다. 지난해 여자 농구는 물론, 스포츠계를 충격에 빠뜨린 첼리 시 혈통 사기 사건이 대표적이다. 해외 동포 선수 자격으로 2016-16시즌 KEB하나은행에서 뛴 첼시 리(27·미국)가 특별 귀화까지 신청 과정에서 WKBL과 법무부 등에 제출했던 자신과 아버지의 출생증명서를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WKBL 규정은 조부모 중 한 명이 한국인일 경우 해외 동포 선수 자격을 인정했다. 만년 하위팀인 KEB하나은행은 첼시 리와 두 명의 외국인 선수를 앞세워 그 해 2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결국 WKBL은 첼시 리를 영구 제명처리하고, KEB하나은행의 기록과 첼시 리의 개인기록을 모두 무효처리했다. 해외 동포 선수 규정도 삭제했다. 하지만 소 잃고 외양간만 고친 허술한 WKBL의 행정력은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경기력과 흥행 문제도 WKBL의 오래된 고민이다. 실제로 여자 프로농구 경기가 ‘재미없다’는 의견이 많다. 주요인을 ‘경기력’ 문제가 나온다. 턴오버가 속출하고, 슛이 빗나가면서 경기의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재미가 없으니 관중도 많이 찾지 않고, 관심이 떨어진다는 얘기도 들린다. 최근 우리은행 어천와와 KEB하나은행 해리슨의 난투극이 벌어졌을 때 관련 동영상 조회수가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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