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KBO리그 2번째 시즌, 사자군단의 4번타자 다린 러프(31·삼성)의 역할은 더욱 커졌다.
삼성은 러프라는 빛으로 아롬 발디리스가 만든 그림자를 없앴다. 아프지도 않았던 러프는 KBO리그 첫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타율 0.315 31홈런 124타점 90득점. 타점 부문에서 최형우(120타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외국인선수가 타점왕을 수상한 것은 2009시즌 카림 가르시아 이후 8시즌 만이었다.
↑ 삼성 라이온즈 타선의 핵심인 다린 러프. 사진=김영구 기자 |
대외적으로 인정을 받았다. 비록 골든글러브 1루수 부문 수상은 없었으나 3번째로 많은 53표를 획득했다. 외국인선수 중에는 윌린 로사리오 다음이었다.
재계약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시즌 중반부터 삼성 팬 사이에서 “러프의 여권을 뺏어야 한다는”는 말이 돌았을 정도다.
협상도 순조로웠다. 11월 16일 공식 발표를 했다. 40만달러가 오른 총액 150만달러. 인상률 36.4%였다. 러프의 활약이 인상적이기도 했지만 그만큼 삼성의 커진 기대치를 반영하기도 한다.
김한수 감독의 새 시즌 구상에 4번 1루수는 이미 끝났다. 검증됐듯, 해결사 능력을 갖췄다. 30홈런 100타점이 보장됐다. 그에게도 가장 어울리는 위치다. 러프는 515타수 중 504타수를 4번타자로 기록했다.
러프의 어깨는 좀 더 무거워졌다. 타선의 중심을 더욱 확실하게 잡아야 한다. 22홈런 68타점의 FA 강민호가 가세했지만 24홈런 87타점의 이승엽이 은퇴했다. 강민호도 공격보다 수비에 치중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2차 드래프트로 한 방을 지닌 이성곤을 영입했으나 이성곤은 프로 통산(8경기) 홈런 1개도 없다. 시간과 기회가 필요하다. 타선이 크게 강화됐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적어도 ‘거포’ 쪽으로는.
러프는 5월 2일 1군 엔트리 등록 이후 경기당 평균 0.25홈런 1.03타점을 기록했다. 놀라운 페이스였다. 이를 시즌 내내 유지한다면, 박병호(넥센)의 복귀로 심화된 홈런 및 타점 경쟁도 더욱 흥미진진해질 터다.
박병호는 2012시즌부터 4시즌 연속 타점 1위를 기록했다. 2004시즌 이후 타점 부문 2연패는 박병호가 유일했다. 러프가 강력한 경쟁자의 도전을 받으며 그 징크스를 깨고자 한다.
러프는 25일 현재 계약이 완료된 외국인타자 8명 중 유일하게 1루수다(두산의 지미 파레디스는 1루수를 맡을 수 있으나 외야수로 뛸 가능성이 더 크다).
박병호(넥센), 이대호(롯데) 등과 골든글러브 1루수 부문 경쟁도 벌인다(NC와 재계약 협상 중인 재비어 스크럭스도 후보). 삼성은 2004시즌 양준혁을 끝으로 1루수 골든글러브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러프가 잘 해야 한다. 기
러프가 엔트리 말소 외 결장한 것은 2경기에 불과하다. 건강은 그의 또 다른 강점이었다. 그가 아플 경우, 삼성은 뾰족한 대안이 없다. 그만큼 러프는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