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포커스] 달라질 거 있다는 홍성은 측 “이장석의 히어로즈, 법 악용”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대법원은 지난 11일 이장석 대표이사의 서울 히어로즈 채무부존재 확인 상고심에 대해 기각했다. 하지만 히어로즈 측은 “2012년 대한상사중재원 판정 이후로 크게 달라질 거 없다”는 입장이다.
과연 그럴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배임 혐의로 소송까지 번지며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한 쪽의 이야기만 들을 수는 없다. 홍성은 레이니어그룹 회장 측의 입장은 달랐다.
대법원 상고 기각에 대한 시각 차이도 컸다. 히어로즈의 법률 대리인 임상수 변호사(법무법인 동안)는 “히어로즈가 보유한 자사주가 없다. 때문에 지분 분쟁을 자금으로 해결하고자 법원에 소송을 한 것이다”라며 “(주식 양도가 어려운 상황상)궁극적으로 돈으로 해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했다.

↑ 서울 히어로즈를 둘러싼 지분 분쟁, 그 최종 결과는 어떻게 될까. 사진=옥영화 기자

그러나 홍 회장의 법률 대리인 이정호 변호사(법무법인 천우)는 “대법원의 상고심 인용률은 낮다. 히어로즈 측도 승소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을 것이다. 책임을 져야 하는데 법률을 무기로 상식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 법을 악용하고 있는데 실망스럽다”라고 밝혔다.
홍 회장은 2008년 자금난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가입금을 내지 못하던 이 대표의 도움 요청을 받았다. 그리고 두 차례에 걸쳐 총 20억원을 건넸다.
이 투자금의 목적에 대한 이해관계가 엇갈렸다. 이 대표는 단순 투자라고 주장했지만, 홍 회장은 지분을 받고 주주명부에 등재되는 조건으로 투자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홍 회장이 갖고 있는 계약서가 가짜라고 반박했으나, 대한상사중재원은 2012년 12월 홍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히어로즈가 지분 40%인 16만4000주를 홍 회장에게 양도하라고 판결했다. 홍 회장 측은 히어로즈의 인감, 이 대표의 서명까지 있는 계약서가 증거로 제출되자 이 대표가 끝내 이를 인정했다고 알렸다.
그 이후부터 도돌이표다. 이 대표와 히어로즈 측은 ‘빚’을 갚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하지만 주식 양도가 아닌 손해배상액 지급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는 입장이다. 경영권 방어다. 홍 회장이 지분 40%를 가지면, 히어로즈의 최대주주는 바뀌게 된다.
개인주주만 있는 히어로즈는 개인과 법인이 달라, 주식 양도를 하려면 신주 발행 혹은 구주주의 주식을 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이사회 의결 등 현실적으로 절차가 복잡하다고 항변한다.
임 변호사는 “상사중재원의 판결을 인정한다. 처음부터 안 주겠다는 것이 아니다. (주식 양도)의무를 다 하겠다. 그러나 히어로즈는 주식을 줄 수 없다. 없는 거를 어떻게 주는가. 다른 해결 방법으로 노력하려 한다”라고 했다.
홍 회장 측은 반박한다. 이 변호사는 “(주식 양도를)못한다는 의사는 맞지 않다. 진짜로 풀 수 있는 방법이 없겠는가. 애초 히어로즈 측은 주식 양도 의사가 없었다고 봐야 한다. (대한상사중재원 판결 및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 패소 등으로)주식 양도 의무가 확정됐음에도 계속해서 변명만 하며 이행하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다.
히어로즈의 지분 분쟁은 장기전 양상이다. 양측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단, 이렇게 길어지는 상황에 대해 홍 회장 측은 “히어로즈 측이 시간을 끌고 있다”고 주장한다.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도 그의 연장선이라는 시각이다. 이 소송만으로 2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 서울 히어로즈를 둘러싼 지분 분쟁, 그 최종 결과는 어떻게 될까. 사진=김재현 기자

홍 회장 측은 히어로즈 측이 법의 판결이 옳았다는 걸 인식하며 이사회를 열어 주식 양도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히어로즈 측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강제 집행 명령서가 있어 이사회를 열 수 있다고 했다. 법원 판결로 이를 부결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히어로즈 측은 과거 투자 받은 20억원 때문에 지분 40%를 내주고 경영권을 잃는 것에 대해 난색을 표했다. 그래서 과거 홍 회장에게 원금을 상회하는 28억원을 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 변호사는 “(히어로즈 측이)자신들에게 유리한 변론으로만 활용하려 한다. 초기 투자와 비교해 변했다며 과하다고 맞선다. 납득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히어로즈의 자본금이 20억원이다. 그렇게 따지면 100%다. 게다가 다른 투자자에게는 지분을 주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변호사는 “히어로즈 측은 회장님이 완고하다고 주장하는데 사실과 다르다. 오히려 한 번도 협의하자고 대화를 요청한 적도 없다”라고 반박했다.
홍 회장은 이 대표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배임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검찰은 관련 증거를 확보했다며 이 대표에게 징역 8년을 구형했다. 선고공판은 2월 2일 오전 10시 열릴 예정이다.
사기 혐의는 이번 지분 분쟁과 직결된다. 임 변호사는 “(어떤 파장이 미칠지)현재로써 모르겠다. 선고공판을 지켜봐야 한다”라며 신중한 태도였다.
그러나 홍 회장 측은 이 대표의 형사소송 결과가 지분 분쟁과 별개라고 주장한다. 잘못을 저질렀으니 그에 따르는 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아직 회장님의 구체적인 메시지를 전달 받지 못했다. (형사소송)판결을 지켜본 뒤 어떻게 대응할지 준비하고 있다”라고 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