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서프라이즈) 김재호 특파원] 처음 보는 기자를 봤음에도 주먹을 내밀었다. 같이 주먹을 내밀어 부딪히자 '퓨우'하는 소리와 함께 손바닥을 폈다. 마치 오랜 시간 알고 지낸 친구를 대하는 것 같았다.
넥센 히어로즈 새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32)의 모습이 그랬다. 이제 넥센 캠프에 합류하고 이틀째 훈련, 그러나 그는 투수조 사이에서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었다. 1루로 달려갈 때마다 소리를 지르며 동료들을 독려하는 모습은 마치 오랜 시간 함께 뛴 선수같았다.
"이것이 내 스타일이고, 내 성격이다."
↑ 로저스가 1루 베이스 커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美 서프라이즈)= 김재호 특파원 |
로저스는 지난 2015시즌 도중 한화 이글스에 입단, 10경기에서 완봉 세 번을 포함 네 번의 완투를 하며 6승 2패 평균자책점 2.97의 놀라운 성적을 보여줬다. 그러나 2016년에는 6경기에서 2승 3패 평균자책점 4.30으로 흔들렸고, 이후 토미 존 수술을 받았다.
그는 "신께서 나에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세상에 보이라고 하셨다. 많은 이들이 내 복귀를 의심했지만, 열심히 노력했고 이렇게 돌아왔다. 몸 상태도 아주 좋다. 빨리 시즌이 시작했으면 좋겠다"며 현재 상태에 대해 말했다.
이는 허풍이 아니다. 로저스는 지난 시즌 워싱턴 내셔널스 산하 트리플A 시라큐스에서 7경기에 선발 등판, 3승 2패 평균자책점 3.18(39 2/3이닝 14자책)을 기록했고, 도미니카 윈터리그 리세이에서 6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 2패 평균자책점 3.09(32이닝 11자책)를 찍었다.
장정석 감독은 "작년에 트리플A에서 정상적인 모습을 보여줬기에 계약한 것"이라며 로저스의 몸 상태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로저스도 "지금 몸 상태는 아주 좋고 완벽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그는 왜 한국으로 다시 돌아온 것일까? 그는 "한국에서 뛰는 것을 정말 좋아하고 즐긴다. 한국에 다시 돌아와 기쁘다"며 한국프로야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에서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분위기를 느꼈다고 말했다.
"한국 야구는 미국과 다르다. 미국에서는 조용히 경기를 하는데 한국은 다르다. 경기 내내 음악을 틀고 치어리더들이 응원을 한다. 도미니카공화국도 치어리더가 있다고는 하는데 거기도 한국과는 또 다르다. 도미니카공화국은 이닝 중간에만 치어리더들이 공연을 하고, 경기 도중에는 미국처럼 조용하다. 그러나 한국은 경기 내내 응원이 이어진다."
↑ 로저스는 한화 시절 깊은 인상을 남겼다. 사진= MK스포츠 DB |
이제는 그때와 비교해 상황이 변했다. "지금은 토미 존 수술을 받은 이후이기 때문에 스스로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건강한 몸 상태로 팀이 이기는 것을 돕는 것"이라며 스스로 관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지저스'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그는 이제 새로운 팀에서 높아진 기대치를 안고 시즌을 시작한다. 그는 "한화 시절에 팬들의 응원을 즐겼다. 이제 다른 팀에서 새로운 팬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들을 행복하게 하고싶다. 그것이 내 일"이라며 기대치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팬들을 즐겁게 해줄 기대감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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