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시즌 김선빈(29·KIA타이거즈)은 137경기에서 타율 0.370으로 당당히 타격왕에 등극했다. 득점권 타율도 0.382로 3위에 올랐다.
그가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한 비결의 출발은 타석에서 어떤 볼이든 부챗살 모양으로 보낼 수 있는 ‘레그킥 스트라이드’이다.
↑ 상무 전역 후 첫 시즌이었던 2017년 KIA김선빈은 타격왕에 오르며, KIA의 통합우승에 힘을 보탰다. 사진=MK스포츠 DB
김선빈은 타석에서 자세를 숙였다가 편안하게 선 후 왼쪽 다리를 높게 드는 레그킥을 한다. 이 자세는 다리를 높게 들면서 몸의 균형이 흔들릴 확률이 높고 이로 인해 눈의 시선 또한 흔들릴 수 있는 약점이 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레그킥 보다는 지면을 스치듯 움직이는 스트라이드를 선호한다.
↑ 사진 1. 김선빈의 타격 자세 ‘레그킥 & 왼발 착지’ 사진캡쳐=SBS스포츠
사진 1-1에서 김선빈의 레그킥은 왼 무릎을 살짝 구부리며 복부를 향해 다리를 들어 올린 후 무릎을 살짝 펴며 투수 방향으로 발을 내딛는다. 이 자세는 타자의 무게중심이 뒤에서 자연스럽게 앞쪽으로 이동하며 코어 근육을 사용하여 토크(비트는 힘)를 만들어 낸다. 레그킥과 체중이동 과정에서 움직임이 크면 시신경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정확한 컨택이 어렵다. 하지만 김선빈은 스트라이드 과정에서 몸의 움직임을 최소화하며 눈의 흔들림도 최소화시켜 정확성과 파워를 만들어 낸다.
사진 1-2는 왼발 착지 모습으로 살짝 오픈 되어 있다. 스트라이드 착지 동작을 보통 3가지로 나눈다. 우 타자의 투수를 기준으로 곧장 나가는 것을 평행, 홈플레이트 방향을 클로스, 3루 방향을 오픈 스트라이드라고 한다.
김선빈은 상대 투수와 상황에 따라 오픈과 평행 스트라이드를 사용한다. 몸쪽 코스를 노릴 때는 왼발의 위치를 오픈, 가운데 바깥코스를 공략할 때는 평행 또는 조금 더 깊은 크로스 착지를 한다.
↑ 사진 2. 스트라이드 방법 비교. 자료출처= THE EFFECTS OF STRIDE ON BAT SWING TIME IN SLO-PITCH HITTING
스트라이드 방법에 관한 자료 사진2에서 보면 “배트스윙에서 3가지(평행, 오픈, 크로스)보폭 기술간에 스윙 속도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Tom Wu, Pierre Gervais. 2013)”는 말을 떠올릴 수 있다. 착지하는 앞발의 위치에 대한 시간적 차이가 학문적으로 크지 않다는 것은 3가지 방법 중에 선수 신체에 따라 적절한 방법을 찾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 사진 3. 타자의 방향과 움직임. A)전체 참조 프레임. B)보폭 매개 변수. C)트렁크 축 (AOT) 주위의 회전. 자료출처 = Hitting a Baseball: A Biomechanical Description
사진3의 스트라이드 결과는 “투수를 향해 움직인 우 타자 왼쪽 발이 지면에 닿으면 코일링(감는)이 시작되며 힘은 직선과 회전을 촉진시켰다”라고 한다. 김선빈은 작은 신체를 활용하기 위해 다리를
높게 드는 레그킥 스트라이드를 하면서도 몸의 상하 움직임의 폭을 적게 해서 눈의 시선 흔들림을 최소화했다. 원활한 체중이동을 통해 힘을 만들어 낸 후 왼발 착지 위치에 변화를 주며 부챗살 타구를 완성한다.
올 시즌 더 성숙한 김선빈을 필자도 기대하고 응원한다. (SBS스포츠 프로야구 해설위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